포탄-미사일 탄두 생산공장 찾아… “자력갱생만이 살 길” 기강 잡기
현송월 동행… 심기경호 맡은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내건 구호인 ‘강계 정신’의 발원지인 자강도의 군수 공장 등을 공개 시찰하며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지난달 9일 미사일 발사 이후 23일 만이다. 북한 내부 기강을 다잡는 동시에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자강도 일대 군수·기계 공장과 학생 교육 시설 등을 집중 시찰하고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강계뜨락또르(트랙터)종합공장을 찾아 “인민경제와 국방력 강화에 절실히 이바지하는 기계설비를 마음먹은 대로 생산하고 있다”며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포탄과 미사일 탄두 등을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은 2016년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정부가 지정한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된 곳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과 장자강공작기계공장, 2·8기계종합공장 등을 찾아 “유휴자재로 생활필수품 생산을 정성화해 가짓수를 늘리고 질을 높여야 한다”며 “이는 우리 당이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취한 조치이며 중요한 정책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교육시설을 방문해 “‘일본새(일하는 자세)’가 틀려먹었다”며 노동당 간부들에게 질타를 쏟아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강계 ‘배움의 천릿길 학생소년궁전’을 둘러보고 “설계를 망탕, 주인답게 하지 않았다. 형식주의, 날림식이 농후하다”며 “기분이 좋지 않다. 대단히 실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현장 시찰에는 4월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승진한 현송월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하노이 결렬’ 이후 자취를 감춘 가운데 현송월이 이례적으로 경제 시찰을 수행하고 나선 것. 한 대북 소식통은 “북-미, 남북 대화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현송월이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며 이른바 ‘심기 경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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