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기자들 향해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만” …황교안 당부 ‘무색’

사진=뉴시스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3일 바닥에 앉아 회의 종료를 기다리던 기자들이 황교안 대표에게 질문하기 위해 앉은 자세로 이동하자 “그냥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선교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아주 걸레질을 하는구만”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바닥에 앉은 채 이동한 것을 ‘걸레질’에 비유한 것. 한선교 의원은 MBC 아나운서 출신인데, 사정을 잘 아는 언론계 선배로서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당은 며칠 전부터 소속 의원들의 설화가 이어지고 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을 뺀다면, 어떤 면에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자로서 더 나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민경욱 대변인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를 언급하면서 “안타깝다. 일반인들이 차가운 강물 속에 빠졌을 때 이른바 골든타임은 기껏해야 3분”이라고 적어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민 의원은 “안타깝다”는 말을 지우고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구조대를 지구 반 바퀴 떨어진 헝가리로 보내면서 ‘중요한 건 속도’라고 했다”는 문장을 덧붙이며 “대통령이 속도전을 강조한 것이 맞지 않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그럼 아무 것도 하지 말란 소리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황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는 사실에 근거한, 사실을 말하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혹시라도 사실을 말씀드리면서 국민에게 심려 드리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각별히 애쓰겠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난 달 31일에도 당원들에게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것으로 우리 국민들의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는 일을 우리가 여러 번 경험하지 않았나”라며 “어려운 상황,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상황 속에서 언행을 특별히 주의해 달라는 말씀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한 사무총장의 ‘걸레질’ 발언으로 황 대표의 당부가 무색하게 됐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