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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총선 연계 말라”지만…이해찬-양정철 ‘광폭 행보’ 관심 집중
뉴시스
업데이트
2019-06-06 11:24
2019년 6월 6일 11시 24분
입력
2019-06-06 11:24
2019년 6월 6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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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4일부터 부처 장관들과 '릴레이 오찬'
양정철, '여권 잠룡' 박원순·이재명과 정책 협약
한국당 "총선용 노골적 관권 선거" 거센 비판
민주당 "과도한 해석" "정책 행보를 왜 정치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의 최근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이 대표는 18개 부처 장관, 양 원장은 광역단체장들과 잇따라 만남을 추진하면서다.
“총선용” “노골적인 관권선거”라는 야당의 비판에 민주당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집권여당 대표와 ‘병참기지’를 표방한 싱크탱크 수장이 투트랙으로 총선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7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과 점심을 함께 하며 국정 과제와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는 이 대표의 제안으로 지난 4일부터 시작한 ‘장관 릴레이 오찬’의 일환이다.
이 대표는 교육·문화체육관광·보건복지·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어 전날 외교·통일·국방부 장관과 식사한 바 있다. 오는 19일에는 기획재정·과학기술정보통신·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고용노동부, 25일에는 법무·행정안전부 장관도 만난다.
양 원장도 비슷한 시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이어 만나면서다. 서훈 국가정보원장과의 비공개 회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지 일주일 만에 가진 공개 행사였다.
양 원장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 경기도 산하 경기연구원과 각각 정책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오는 10일에는 김경수 경남지사, 11일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등 다른 광역단체장도 만나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양 원장의 이러한 행보를 ‘당정 협의’와 ‘정책 협약’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표의 장관 릴레이 오찬은 총선을 앞두고 장관 ‘줄세우기’와 공무원 ‘군기잡기’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총선이 임박하자 당대표가 직접 나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부처 장관들을 줄지어 만나고 있다”며 “눈 앞에서 노골적인 관권선거 판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한국당이 강원 산불피해 대책회의를 열었을 때 6개 관계부처 차관이 모두 불참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장관들이 조까지 짜서 참석한 것도 질타했다. 전 대변인은 “당정이 야당을 무력화하려는 정치적 야합”이라고 일갈했다.
‘왕의 남자’ 양 원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전방위 공세가 펼쳐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양 원장은 문 대통령이 보낸 사신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며 “정보기관 수장을 만나더니 수도권 수장들까지 훑는 등 온 나라를 ‘친문’으로 정렬시키겠다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직 문 대통령만 떠받들겠다는 ‘문주연구원장’(문재인+민주연구원장)다운 오만한 행보”라고 했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김세연 의원도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 원장이 박 시장과 이 지사를 잇따라 만난 것과 관련 “궁중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야당 역시 이 대표와 양 원장의 행보를 ‘총선용’으로 규정하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민주당의 행태는 민생과 따로 가는 총선 행보”라며 “총선을 향한 ‘당정 야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양 원장의 발걸음은 수상하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이재정 대변인은 지난 4일 장관 릴레이 오찬 후 브리핑을 통해 “여당과 정부 간 당정 협의는 상시적으로 있는 일”이라며 “당연한 정례 행위를 그와 같은 방식(관건선거)으로 바라보는 건 온당치 않은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4일 오찬에선 조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날에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비롯해 최근 헝가리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논의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어도단이다. 여당 대표로서 정부 주요 장관들을 만나서 아주 최소한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총선용이라고 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양 원장은 자신의 행보를 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에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그는 박 시장과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함께 하자는 초당적인 뜻이다. 전혀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데 이어 전날에도 “정책 행보를 왜 정치 행보로 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급기야 박 시장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시장은 전날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총선이 거의 1년이나 남았는데 모든 것이 그렇게(총선과 관련해) 해석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양 원장이 비문(비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박 시장과 이 지사를 만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양 원장이 이들을 만나 민주당이 갈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총선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며 “지지자 결집 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현재 여야 정치인 중에서 총선과 무관하게 정치 행보를 하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총선용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논란이 되기 때문에 명목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향후 민주당의 행보를 둘러싼 한국당의 공세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신 교수는 “총선을 앞두고 일어나는 일종의 ‘프레임’ 싸움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도 “한국당의 불안감이 정치 공세로 나타날 것”이라며 “양 원장을 문재인 정부의 매개자로 보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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