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의 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액화 질소(liquid nitrogen)의 운반용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에 주목하며 핵시설의 움직임을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이날 보고서에서 “영변 우라늄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것이 계속 보인다”며 영변 단지 서쪽에서 포착된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이동을 언급했다. 이 트레일러는 2월 16일 혹은 17일에 나타났으나 3월 27일 오전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9일 비슷한 트레일러와 함께 10여 명의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서 다시 포착됐다가 같은 달 28일 사라졌다.
38노스는 “트레일러와 원통 혹은 선적용 트레이너의 외형이 액화 질소 운반용 트레일러와 비슷해 보인다”며 “액화 질소는 우라늄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트랩 가동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액화 질소가 든 것이라면 저장 탱크를 다시 채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차를 세운 것”이라며 “이는 (영변) 단지가 가동 중이고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단서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매체는 “위성사진만으로는 (액화질소용 트레일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에서는 분명한 가동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국내 정보 당국에 따르면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북-미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유 설비처럼 장치산업 특성이 있어 한 번 가동을 시작하면 365일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영변은 물론 또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강선 역시 가동을 멈춘 징후가 포착된 적이 없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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