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전방 GP 민간인 출입 통제…“정치적 목적 출입 경계”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0일 10시 25분


민간 출입됐던 고성 원형보존GP 유엔사 출입통제
"세부내용 몰라…유엔사 당분간 승인 안한다고 해"
황교안 GP방문 등…"유엔사 정치 목적 방문 경계"
GP 포함된 '평화 둘레길' 사업에도 영향줄까 우려
국방부 "개별승인 문제…유엔사 통보 없었다" 일축
"안전조치 등 내부 검토"…구체적 사유는 안 밝혀

그동안 민간에 단계적으로 허용됐던 강원도 고성 원형보존 감시초소(GP) 출입을 유엔군사령부가 금지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돌연 출입을 금지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유엔사가 갑작스럽게 GP 출입을 통제하면서 당분간 이 같은 기류가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10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유엔사는 지난 9일 강원도민일보 취재진의 강원도 고성군 원형보존 GP의 출입을 불허했다. 불허 사유는 통보되지 않았다.

과거 ‘369GP’로 불린 원형보존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로 남측에 지어진 GP다. 우리측은 지난해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11개 GP를 파괴하면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369GP 1개는 원형을 보존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국방부 기자단에 원형보존 GP를 최초 공개한 뒤, 이곳에 대한 취재진 등 민간 출입을 유엔사 승인을 통해 단계적으로 허용해왔다. 특히 이곳은 문화재청이 문화재로 지정하면서 관심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출입통제에 대해 “세부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다”며 “유엔사에서 (원형보존GP) 민간인 출입을 당분간 승인하지 않는다고 했다”고만 전했다.

군 안팎에서는 유엔사가 최근 정치적 목적의 GP방문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원형보존 GP뿐 아니라 모든 GP에서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는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3사단 파괴GP 방문 등 정치인들의 방문을 언급하며 “정치적 목적 등 여러가지 이유로 GP에 출입하는 것에 대해서 유엔사가 경계하고 있다”며 “이를 전 GP에 걸쳐서 하려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지난달 3사단 파괴GP 현장을 방문해 “북한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군을 뇌사 상태로 만들고 있다”, “군사합의 무효를 선언해야 하고 안보를 무장해제하는 일련의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고성 GP에 대한 유엔사의 민간 출입 통제가 일시적인 결정이 아니라면 GP 방문이 관광 코스에 포함된 철원이나 파주 지역 DMZ 평화 둘레길 사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일부터 민간에 개방한 철원지역 평화 둘레길은 화살머리고지 GP를 포함한다. 8월초 개방 예정인 파주 코스에도 GP 견학이 이뤄질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GP 민간인 출입통제와 관련해 유엔사로부터 통보를 받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고성 원형보존 GP 출입 통제에 대해서는 “전면 통제 개념이 아니라, 개별사안에 대해 승인·불승인하는 문제”라고 일축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설명에 따르면 관련 규정을 적용한 것”이라며 “방문객 ‘안전조치’ 등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 준비 차원에서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에 대한 일반인 방문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안전조치가 북측의 위험요소와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내부적으로 점검해야 될 사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만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전조치’를 놓고 유엔사와 우리 측이 의견이 엇갈려서 원형보존 GP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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