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북한의 대미, 북핵 외교의 원로급 인사였던 강석주 전 외무성 제1부상을 재조명했다. 이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신문은 10일 ‘위대한 영도자의 품에서 전사의 삶이 빛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 전 제1부상을 “오랫동안 대외 사업 부문에서 사업하며 존엄 높은 우리 당과 공화국의 대외적 권위를 보장하고 주체 혁명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는데 적극 기여한 일꾼”이라고 평가했다.
강 전 제1부상은 1990년대 북핵 문제가 외교 사안으로 떠올랐을 때 일선에서 활약한 외교관이다. 특히 1994년 북핵 시설의 동결 대가로 미국의 경수로 건설 지원이 합의된 ‘제네바 기본합의서’ 체결에 기여한 바 있다. 현재 북한 외무성에서 대미 및 북핵 라인으로 활동 중인 리용호 외무상이나 최선희 제1부상의 직속 선배 격인 인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에도 내각 부총리와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역임한 뒤 지난 2016년 식도암으로 사망했다.
신문은 “우리가 강석주 동지의 생애를 더듬어보는 것은 당과 혁명에 대한 끝없는 충실성과 조국과 인민에 대한 헌신적 복무 정신, 확고한 혁명적 원칙성으로 당의 대외정책을 관철하는 전초선에서 활약해 온 그의 공적뿐만 아니라 그의 생에 담긴 우리 당의 숭고한 동지애의 세계 때문”이라며 “그 이야기는 동지애로 개척되고 동지애로 승승장구하는 노동당의 성스러운 역사에 대한 생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강 전 제1부상과 김정은 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연 및 외교 행보에 동행했던 사례를 나열하기도 했다.
특히 강 전 제1부상이 투병할 때 김정은 위원장이 친필과 함께 치료를 위해 외국에 다녀오도록 지원했다며 “불보다 뜨거운 사랑이 전사의 몸을 비행기에 실어 주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5월 조선혁명박물관의 전시관 중 하나인 ‘위대한 수령님들과 전우관’에 강 전 제1부상의 이름을 포함시켰다며 “성스러운 조선혁명이 낳은 열혈 충신들의 군상에 한 외교 일꾼의 모습이 새겨졌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신문의 이날 보도는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집권 후 대미 및 북핵 외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음을 새삼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또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외무성의 보폭이 커지고 있어 내부적으로 외무성의 권위에 무게를 실어 주고 사기를 진작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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