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원봉 띄우자…황교안, ‘대척점’ 백선엽 찾아 “안타깝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0일 18시 14분


'김원봉 서훈' 논란 시점에 '6·25 영웅' 백선엽 예방
황교안 "김원봉이 우리 국군의 뿌리…참 안타깝다"
백선엽 "안보 굉장히 중요…전 국민 혼연일체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약산 김원봉의 항일 공로를 인정하는 현충일 추념사로 논란이 일자, 황교안 대표가 10일 6·25전쟁 영웅으로 불리는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해 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군사편찬연구 자문위원장실에서 백선엽 예비역 대장(장군)을 예방하고 “백선엽 장군님께서 우리 국방의 초석을 다지셨다”며 공적을 치켜세웠다.

그는 “6·25 남침 때도 장군님께서 제일 마지막 전선을 지켜주셔서 우리가 다시 밀고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이후에도 계속 북진하시고, 수복하고 나라를 지키는 굳건한 장성이 되셨던 것을 저희 국민들은 다 잘 안다”며 “유엔군이 많이 도와주셨지만, 우리 안에서도 장군님 같은 용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켜낼 수가 있었다. 다부동 전투에 대해 젊은 사람들도 내용을 많이 안다”고 말했다.

이에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안보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안보는 한 단체와 한 개인 뿐만 아니라, 전 국민과 혼연일체가 돼서 추진해야 되고, 이것을 잘 지켜야 된다”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장군님의 업적이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나라가 굳건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또 “북한군 창설에 기여했고 6·25 남침 주범 중 한 사람인 김원봉이 우리 국군의 뿌리가 됐다는,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저희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광복군에는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돼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약산 김원봉의 항일 공적을 인정한 대목을 겨냥한 것이다.

황 대표는 “우리 백장군님께서 우리 군을 지켜주셨고 오늘에 이르게 된 점이 저희는 명백하게 구분이 되는데, 김원봉이라고 하는 잘못된 사람들이 군의 뿌리가 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저희가 잘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피해자들, 그때 희생된 가족들 앞에서 말해서는 안 되는 장소에서 말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김원봉에 대해서 제대로 된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저희들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우리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이 있었다고 하는 것을 언론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원봉의 서훈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에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예방한 것을 두고 황 대표가 ‘대척점 효과’를 보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백선엽 예비역 대장은 창군 원로로 6·25전쟁의 영웅으로 불릴 만큼 다부동 전투 승리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김원봉과는 대척점에 선 인물로 평가받는다.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으나 광복 후 월남해 6·25 전쟁에 참전했다.

김원봉은 일제강점기 의열단장으로 무장 독립운동을 펼치고 광복군에 합류했지만, 광복 후에는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고 6·25전쟁 남침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으며 황 대표의 예방이 부적절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제강점기 시절 만주에서 항일투쟁을 벌이던 조선인과 중국 팔로군을 토벌했던 간도특설대 출신 이력 때문이다.

이에 황 대표는 “아쉬운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큰 틀에서 이 분이 우리나라 국방 안보를 지켜오신 분, 그점 그대로 존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부분에 있어서 폄훼한 부분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황 대표는 이날 백선엽 예비역 대장에게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며 예를 표했고, ‘백선엽의 6·25 징비록’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다.

한편 청와대는 약산 김원봉의 서훈 추서와 관련,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 기준을 거론하며 “서훈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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