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희호 여사 장례에 조문단 파견할까…특사 파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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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1일 01시 21분


[이희호 여사 별세]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 때 ‘대남 비서’ 조문단
방남시 청와대 방문 유력…남북관계 ‘돌파구’ 관측도

지난 2015년 8월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평양의 한 육아원을 방문, 아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2015.8.8/뉴스1
지난 2015년 8월 3박4일 일정으로 방북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평양의 한 육아원을 방문, 아이들을 안아주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2015.8.8/뉴스1
10일 소천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장례에 북한의 조문단이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의 장례 때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남북관계의 새 전기를 마련한 정치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동당의 ‘대남 비서’였던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장 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2015년 사망)을 단장으로 한 6명의 조문단을 파견했다. 당 선전선동부장을 맡기도 한 북한의 원로 인사인 김기남도 당시 조문단에 포함된 바 있다.

북한 공식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이들이 ‘국방위원장(김정일)의 위임에 따라’ 파견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실상의 ‘대남 특사’ 역할을 부여했던 셈이다.

이들은 이 같은 성격에 맞게 방남 기간 동안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면담하기도 했다. 보수 정부의 기조에 따라 남북관계가 그리 활발하지 않을 때 일이다.

북한은 이번 이 여사의 장례에 두 가지 의미를 염두에 두고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김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한 남측의 원로 인사에 대한 예우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에도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나름의 활동을 펼쳐왔다.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 조문 차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우한 바 있다.

이 여사는 2014년 김 국방위원장의 3주기 때추모 화환과 친서를 보냈으며 김정은 위원장도 김양건 당시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개성에 파견해 친서로 화답한 바 있다. 이 여사는 지난 2015년 고령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평화센터 관계자들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북한은 또 남북, 북미 간 대화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조문단 파견을 통한 대화 국면의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문단 파견 때 사실상의 특사급 인사가 방문했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에도 비슷한 급의 인사들로 조문단을 구성할 수 있다.

지난 2월까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총괄한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으로 통일전선부를 맡은 장금철의 파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로 현 국면의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경우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남 특사로 파견됐던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방남을 예상하기도 한다.

지난 2009년과 달리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다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인 만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파견될 경우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의미 있는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난 2009년과 마찬가지로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방문이 성사될 경우 이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등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다.

정부 역시 무게감을 담은 대북 메시지를 이들에게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개최 의사가 메시지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난 9일 북유럽 3국 순방을 떠난 문재인 대통령의 부재로 인해 조문단이 파견돼도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의도적으로 대화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남북 당국 간 접촉이 있더라도 북한이 의례적인 인사만 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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