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부인 수송당(壽松堂) 이희호 여사(사진)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는 “10일 오후 11시 37분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소천하셨다”라고 10일 밝혔다.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 삼남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등 유족들이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은 14일 오전 6시에 거행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이 여사는 최근 앓던 간암이 악화돼 3월부터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왔다. 4월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 때도 가족과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 여사의 병세가 악화될 것을 염려해 별세 소식조차 알리지 않았다. 6일부터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
이 여사는 1962년 40세의 나이로 김 전 대통령과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영욕의 세월을 함께했다. 김 전 대통령 납치사건 및 사형선고, 6년에 걸친 옥바라지, 망명생활 등 정치적 혹한기를 함께 견뎠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는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구명을 청원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을 주도했다. 김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에 재임할 때는 남북관계 개선 등을 위해 힘썼다. DJ 서거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2015년 8월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북한을 방문하는 등 남북평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북유럽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며 “이희호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을 ‘행동하는 양심’으로 만들고 지켜주신 우리 시대의 대표적 신앙인, 민주주의자였다”라고 애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