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성과” 윤석열 ‘믿고 맡겨’…검찰개혁 의지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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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7일 1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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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검찰조직 안정화보다 개혁 동력 지속에 무게
부당한 상부지시 거부한 사례·적폐수사 성과에 ‘파격 인사’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문무일 검찰총장(58·사법연수원 19기)의 후임에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23기)를 발탁한 배경에는 검찰조직 안정화보다 검찰개혁 동력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면서 ‘적폐청산’과 ‘검찰개혁’ ‘조직쇄신’을 언급했다.

고 대변인은 “아직도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를 뿌리 뽑음과 동시에 시대적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지검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信任)에는 상명하복 문화가 뚜렷한 검찰조직에서 상부의 지시를 거부했던 성정과 박근혜·최순실 특검팀 수사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했던 적폐청산 수사성과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윤 지검장은 대검 검찰연구관과 대검 중수1·2과장 등 ‘특수통’으로 요직을 지냈으나, 박근혜 정권 초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정치개입 의혹,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검찰 지휘부와 갈등으로 좌천성 인사조치를 당했다.

당시 윤 팀장은 수사에 이견이 있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결재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집행했다는 ‘항명 논란’으로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는 ‘국정원 댓글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이 화제가 됐을 정도로 검사가 상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러한 강직한 성정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완수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기대감이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로 적폐청산 수사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윤 지검장은 2016년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에서 수사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를 파격적으로 임명했다.

윤 지검장은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개명 전 이름 최순실) 공소유지를 이끌었고 이어 뇌물수수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법농단 의혹 수사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러한 성과를 보인 윤 지검장에게 집권 중반부를 넘어선 시점에서도 적폐청산 과제를 이어가길 바란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로 검·경수사권조정 등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뒤숭숭했던 조직의 분위기가 검찰 고위간부들의 용퇴가 시작되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 지검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총선에 오르는 첫 사례가 된다. 파격을 넘어 검찰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후배검사가 상관으로 승진하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검찰 문화를 고려할 때 19~23기 검사장 다수가 용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번 검찰총장 지명에 이러한 검찰 문화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고 대변인은 기수 파괴에 대해 “청와대에서 언급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검찰 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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