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20, 21일 북한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에 비핵화 협상에 대한 건설적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동아시아재단과 애틀란틱 카운슬이 공동 주최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 비핵화 협상에 있어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에 대해 실무협상 재개를 거듭 제안하면서 미국도 일정 부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북-미간 실무협상을 하게 된다면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합의 사항을 모두 이행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이날 공동연설자로 나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한에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황금 기회(golden opportunity)’”라며 조속한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이 본부장은 북유럽 순방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양자, 다자를 가리지 않고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다가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해올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 의지를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 제안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탑다운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한미 북핵 수석대표는 실무회담으로 이를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 부장은 “핵심 당사국인 남북미 최고지도자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이토록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 3국 지도자 간 형성된 신뢰의 견고함도 과거에는 갖지 못한 중요한 자산”이라며 북측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다. 양국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연설 후 별도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담을 가졌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