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높은 점수를 낮춘 게 거짓말이냐”…與 “갑분싸”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4일 14시 57분


황 대표,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 일자 반박
與 "민생은 말로 하는 게 아냐…국회 복귀해라"

아들 스펙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4일 “낮은 점수를 높게 얘기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 반대도 거짓말이라고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학점 3.0 미만, 토익 800점으로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아들 사례를 언급한 강연 내용이 거짓말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덤덤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최근에 하신 여러분들의 말씀을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고, 거짓말 자체는 인정 못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말씀 드린 그대로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숙명여대 강연에서 “스펙이 엉터리인데도 대기업에 입사했다”면서 “(아들의) 학점은 3점이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다”고 언급했지만,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그의 아들은 학점 3.29(4.3만점), 토익 성적 925점으로 스펙이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짓말 논란이 불거졌다.

이날 여권에서는 황 대표의 아들 스펙 발언을 놓고 집중 공세를 이어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어색한 민생행보가 마침내 민심의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했다”며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발언으로 ‘법알못(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 혐오논란을 불러일으키더니 아들의 스펙트럼 논란으로 우리 사회를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는)‘ 분위기로 몰아넣었다”고 꼬집었다.

이 원내대표는 “오래 가면 바닥이 드러나는 법이다”라며 “그동안 충분했으니 여기서 멈추고 자유한국당과 함께 조속히 국회로 복귀할 것을 당부 드린다”고 촉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가 민생 관련된 투어에서 연일 말실수,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며 “잘 아시다시피 ’지방 중소기업에 카페를 잘 만들면 청년들이 지원할 것‘이라는 발언도 비난을 산 바 있다. 사내 복지에 대해서는 아이스크림, 붕어빵이 대책이 될 것처럼 얘기해 비난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엔 스펙을 쌓지 않아도 좋은 기업에 갈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얘기를 해서 비난을 받았는데 확인해보니 이것조차 거짓이었다”며 “본인은 청년에 희망을 주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 변명하는데 이것은 완전히 거짓으로 희망을 주려고 한 것이다. 정치인이라면 거짓으로 희망을 주는 것보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 현실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생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예산으로 하는 것”이라며 “국회에 복귀해서 민생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민생을 위한 예산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의 실언이 반복되고 있다. 국민에게는 화젯거리인데 자유한국당에게는 걱정거리가 되었다”며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인식의 수준을 보여준다. 이쯤 되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아닌가 생각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어느 한쪽의 이익을 대변하는 변호사의 역할이라면 삶을 살아온 방식이 달랐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나 국민 모두를 고르게 살펴야 하는 정치지도자에게는 공감 능력과 현실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것이 떨어진다는 것은 정치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으로 아픈 부분이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부터 바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황교안 대표님께 말씀드리겠다”고 고언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는 취업에 절망하는 청년들에게 스펙 없이 신의 직장에 취업한 아들 자랑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인가”라며 “더구나 ’KT취업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스펙도 없고 학점과 토익 점수도 별로인데 대기업 다섯 곳 합격은 그야말로 의혹에 의혹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황교안의 아들‘이라는 거대한 스펙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가당치 않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취업난에 고통 받는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이 행태는 해명을 떠나 특혜 의혹부터 밝혀야 할 것”이라며 “황 대표는 입으로만 청년을 외치지 말고, 서민들의 삶을 존중하는 자세부터 갖추길 바란다. 서민 대중의 어려운 삶을 살아보지 않았다고 공감능력 조차도 상실된 건지 한숨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중당은 황교안 대표가 아들 취업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KT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민중당은 “황교안 대표의 아들은 채용비리 의혹뿐만 아니라, KT입사 1년 만에 법무실로 인사이동을 했다”며 “마케팅 직군으로 입사했지만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으로 취임되기 직전인 입사 1년 만에 법무팀으로 인사이동을 했다”며 특헤를 의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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