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개특위, 한국당 정개특위 위원장 전망 우세
민주당 “다음주 의총서 위원장 1곳 결론낼 것”
28일 여야 교섭단체 3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을 8월31일까지 연장하는 데 전격 합의하면서 국회가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남은 문제는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이다. 여야 3당은 이날 원내대표간 합의에서 두 특위 위원장직을 제1·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나눠 갖기로 했다.
현 시점에서는 위원장직을 나눠 가지며 갈등이 일단락된 것 같아 보이지만, 앞으로 두달여간의 특위 기간 핵심쟁점을 두고 여야간 대치가 심화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다음주 내 의원총회를 열고 위원장을 가져갈 특위를 선택한다. 어느 특위 위원장을 맡을지는 제1당인 민주당에 우선적인 선택권이 주어졌다. 민주당 내 의견은 팽팽하게 갈린다.
정개특위를 선택할 경우 문재인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개혁 과제인 사법개혁을 포기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조정 등 검찰개혁에 사활을 건 문재인 정부를 적극 지원해야 하는 집권여당 입장에서 사개특위를 야당에 넘겨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 개편을 다루는 정개특위를 한국당이 가져가고, 사개특위를 민주당이 가져간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가진 ‘기자방담회’에서 “당내에 정개특위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사개특위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다음 주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다음 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개특위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법 등이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주장해온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주제”라면서 “사개특위를 한국당에 넘겨주면 사법개혁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일 수 있어서 지지자들에 굉장한 실망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개특위를 맡아야 한다는 당내 의견에 대해 “정국을 풀어가는 데 있어 정의당 등의 공조체제가 중요한데, 소수정당들이 표를 많이 받게 하는 정치개혁도 선거제도의 굉장히 중요한 발걸음이라 의견들이 팽팽히 맞서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사개특위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대해 “컨센서스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던 정개특위 위원장이나,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위원장인 사개특위 중 한 곳을 얻어낸 것이 성과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3당 원내대표 합의 내용에 대해 “특위 위원장은 의석수 순위에 따라 1개씩 맡기로 하자고 해 얻어냈다. 힘의 균형을 갖고 동등하게 투쟁할 수 있게 됐다”며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는 특위의 경우 소위 위원장을 한국당이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사개특위를 선택하더라도, 소위 위원장을 한국당이 맡게 되므로 한국당 입장에선 불리하지 않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논의의 핵심인 검·경개혁소위에서 충분히 견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합의안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수 1명 확대만 적시하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정수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약간 실수가 있었고, 서로 양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본회의가 열리면 다시 바로잡기로 했다”며 사개특위 정수도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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