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데이터 유통 제한 반대”… 시진핑 “인위적 시장교란 안돼”
G20서 아베 사이에 두고 충돌
中외교부, 美의 이란제재 수용 거부
文대통령 “무역분쟁 죄수의 딜레마 벗어나 모두가 이익 얻는 방향으로 가야”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연설에서 “무역분쟁으로 세계 경제가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샌드위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모두가 피해를 입는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한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G20에서 미국을 겨냥해 ‘반(反)보호주의’를 앞세우며 우군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선 가운데 나온 메시지여서 향후 미중 정상의 반응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경제와 무역투자’를 주제로 열린 첫 번째 세션 발언자로 나서 “자유무역으로 모두가 이익을 얻는 확대 균형으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평화와 번영을 위해선 자유롭고 개방적인 경제가 중요하다”고 밝히는 등 정상들은 조속한 무역갈등 타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강경 입장을 이어갔다. 이날 디지털 경제를 주제로 한 특별 이벤트 세션에서 아베 총리를 가운데 두고 시 주석과 나란히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간 데이터 유통을 제한하는 움직임은 무역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에 시 주석은 미국의 화웨이 거래 중단 요구를 겨냥해 “인위적으로 시장을 교란해선 안 된다”고 맞불을 놨다.
또 이날 중국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따를 수 없다”며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충(傅聰) 중국 외교부 군축국장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란 핵 합의 이행 방안 관련 회의를 마친 뒤 “(미국의) 일방적 제재를 거부한다”며 “예외 없는 정책의 수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G20 개막 환영식에서 아베 총리와 굳은 표정으로 8초간 악수를 나누며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조우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별도 회담을 갖지 않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G20에서 세계의 지속적인 성장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미국과 일본의 협력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A4 용지에 대미 투자 상황을 담은 문건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자동차 회사의 대미 투자에 감사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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