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50분이나 지연된 한러 정상회담…자정 넘어 시작 왜?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9일 02시 19분


앞선 프랑스·러시아 회담 지연에 영향…날짜 바뀐 이례적 회담
'지각 대장' 푸틴 기다리게 만든 마크롱…靑 "G20 만찬 길어진 탓"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이 예정된 시각보다 2시간 가까이 늦어지면서 29일 자정을 넘겨서야 열렸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은 이날 오전 0시36분부터 1시29분까지 일본 오사카의 리갈 로얄 호텔에서 열렸다.

당초 양국 정상회담은 28일 오후 10시45분에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그보다 1시간 50분이나 지난 29일 오전 0시36분에야 시작됐다.

외국 정상과의 만남에 상습적으로 늦어 ‘지각대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어느 정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이날 한러 정상회담이 늦어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푸틴의 지각 습관 때문이 아닌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 공식 만찬에 참석했던 마크롱 대통령이 1시간 이상 늦게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나타난 데다, 늦게 시작된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 마저 길어지면서 한러 정상회담도 순연됐다.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푸틴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 장소에 먼저 입장했고, 문 대통령이 뒤이어 들어서면서 한러 정상회담은 자정을 넘겨서야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G20 공식만찬과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이 잇따라 순연되자 숙소 호텔에 머물며 앞선 회담 진행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우리 숙소 호텔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러시아·프랑스 회담이 끝난 직후 출발해서 한러 정상회담을 정상적으로 하게됐다”며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이 지속적으로 늦어지면서 외교부에서 (러시아 측과)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 했었다. 러시아로부터 오전 0시25분께 연락을 받고 문 대통령이 호텔을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에 늦은 마크롱 대통령측이 아닌 G20 공식만찬 행사가 늦게 끝난 것에 대해 행사 주최측인 일본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 측이 일정이 불가피하게 순연된 것에 대해서 (정상회의를 준비한) 일본 측 사무국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일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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