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 “북미 대화 재개해야”…김정은 “안전보장이 핵심”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9일 04시 08분


G20 계기 한러정상회담 개최…文대통령 “러 건설적 역할 도움”
푸틴 “남북대화 노력 높이 평가…방한 초청 적극 고려”

지난해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2018.11.14/뉴스1
지난해 11월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2018.11.14/뉴스1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大阪)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을 비롯해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오사카 리갈 로얄 호텔에서 열린 이날 회담은 예정보다 2시간 가량 늦은 오전 0시36분 시작해 정상회담에 이어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으로 이어지며 1시29분까지 53분간 진행됐다. 양 정상간 회담은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 계기 회담을 시작으로 이번이 5번째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 러시아와 긴말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교환으로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높아졌다”며 “이러한 긍정적 모멘텀을 살릴 수 있도록 러·중과도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현 시점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진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하고 북미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진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측 노력에 대해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사의를 표하면서 4·25 러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보여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해제 등 여건이 조성돼 남북러 3각 협력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철도, 가스, 전력 분야에서 양국간 공동연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 2월에 서명된 ‘9개 다리 행동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돼 구체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가스 철도 조선 농업 등 9개 중점분야는 물론 교육·보건의료·환경 등 총 12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 협력을 추진하는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20일 한러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가 공식 선언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상품 분야를 포괄하는 한-EAEU FTA 논의도 추진력을 얻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양국 정상은 작년 교역액이 약 30% 증가하고 올해도 긍정적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환영하면서 2020까지 교역액 300억달러, 인적교류 100만명을 달성해 내년 수교 30주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깊이 공감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러시아의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필요한 쇄빙선 건조를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향후 더욱 확대해 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번 초청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5번째인 이번 한러 정상회담은 양 정상간 우의·신뢰관계를 강화하고, 작년 6월 정상회담시 합의사항의 이행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내년도 수교 30주년을 맞아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와 양국관계 발전방안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할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이 배석했다.

러시아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부 장관, 막심 오레쉬킨 경제개발부 장관,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실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한편 이날 한러 정상회담은 당초 전날(28일) 오후 10시45분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2시간 가량 늦게 시작해 이례적으로 새벽 정상회담이 이뤄지게 됐다.

전날 저녁에 열린 정상만찬과 문화공연이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끝나면서 한러 정상회담 직전에 열린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이 순차적으로 지연된 탓이다. 러시아·프랑스 정상회담은 예정보다 40분 늦게 시작해 예정보다 약 1시간35분 늦게 종료됐다.

(오사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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