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前총리 “아베, 정치 문제에 경제 끌어들여선 안 돼”

"어떤 형태로든 협의하지 않으면 장기화 가능성"
"한일정상회담 韓 제안 日 거절, 면목 없고 유감"
"日, 개인청구권 미해결 인정…아베 모른 척 하나"
"아베 같은 발언에 피해자들 계속 앙금 품게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10일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정치적인 문제는 정치적으로 해결을 해야 되고 경제적인 측면을 여기에 끌어들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로 한일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경제면에서 규제를 가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아베 총리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는, 지금의 일본 정부의 강경한 자세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수면 하에서라도 서로 협의를 해서 마무리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일본이 거절한 것과 관련해 “대단히 면목이 없고 또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두 정상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문제들도 서로 이해하고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유감스럽게도 이런 환경이 마련되지 못했다”며 “이럴 때는 관료들끼리라도 만나서 수면 하에서, 또는 수면 하가 아니어도 좋다. 서로 간에 대화를 나눠서 협의를 통해 풀어가는 일들을 계속 지속시켜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경제 제재 같은 경우에도 일본이 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에 대해 관료들이 만나서 서로 의견을 나눈다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수면 하에서 협의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정부는 과거에 청구권 문제에 대해서 국가 간에는 해결이 됐지만 개인의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했는데, 아소 다로 부총리와 아베 총리가 이 부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오해를 하고 있는 척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고압적인 자세로 ‘배상했으니까 더 이상 사과할 필요가 없고 잊어라’고 말한다면 오히려 피해를 당한 분들과 그 자손들은 잊을 수 없을 거고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베 총리 발언 같은 말들이 계속된다면 자손들은 언제까지나 가슴 속에 앙금을 품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