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日보복 조치 대응 전격 방미… 강경화는 폼페이오에 중재 요청
“日조치, 美-세계에 부정적 영향”… 日도 美에 지지 요청 나서 확전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미국 워싱턴으로 급파했다. 정부 내 대표적 통상 전문가인 김 차장을 통해 백악관에 일본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미국 외에도 중국, 동남아 등으로 공조 요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간 전방위 외교전이 총력전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 차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백악관에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차장은 이날 멀베이니 대행을 만난 뒤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 이야기가 잘됐다”며 “미국 쪽에서도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그래서 우리 입장을 당연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어 11일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난 뒤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난다. 다음 날 다시 백악관을 방문해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10일(한국 시간) 오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일본의 무역제한 조치가 미국 기업은 물론이고 세계 무역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해한다(I understand)’는 반응을 보였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미 국무부는 “두 장관이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8월 1∼3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수출 규제 조치 배경을 설명하며 지지를 당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나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일본 수출 규제 철회를 위한 국제 여론전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구축한 공조 체계를 총동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일 특사 파견에 대해서도 “수면 위로 올라올 정도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특사 파견 추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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