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보복 파장]日, 과장급 요구… ‘협의’표현도 안 써
외교부 아태국장도 일본으로… 日과 국장급 회의 일정 조율안돼
한국과 일본의 정부 당국자가 12일 일본 도쿄에서 전략물자 관련 회의를 한다. 하지만 일본이 양국의 만남을 ‘실무급 설명회’로 제한하고 있는 데다 결정권이 없는 과장급 회의여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전략물자 담당 실무자가 만나는 양자 협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12일 협의는 일본의 요청에 따라 한국은 무역안보과장, 일본은 무역관리과장이 나오는 과장급 회의로 진행된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번 협의에서는 한국이 전략물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일본 측 주장과 관련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 기업들이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 156건을 무단 반출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수출 규제에 나서고 있다. 협의에서 일본은 이에 대한 소명을 한국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수출 규제의 근거와 배경을 확인하면서 전략물자를 제대로 관리해왔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이번 협의를 과장급이 참여하는 실무 설명회로 여기는 만큼 수출 규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이야기가 오가기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부에 따르면 일본은 ‘협의’라는 단어조차 쓰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이 공식적으로 이번 조치에 대해 설명한 바 없어 이번 협의에서 일본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장급 협의가 전문적이고 기술적일 수 있고 향후 국장급 회의로 격상하는 내용도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일 양자 협의에 맞춰 외교부도 일본 외무성 인사와 만남을 주선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12일 일본 니가타에서 열리는 주일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현지에서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날 경우 규제 이후 처음 국장급 협의가 열리게 된다.
하지만 국장급 협의를 위해 필요한 사전 준비작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만남이 성사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미국 측 인사들과 접촉해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건기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대화’에서 다이앤 패럴 미국 상무부 부차관 대행을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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