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대환 혁신위원장 사퇴 이후 당내 분란 재현 조짐
유승민-안철수계 "사퇴야말로 검은 세력 개입" 비판
"혁신위 좌초는 안 돼…혁신한다는 국민 약속 지켜야"
당권파 "혁신안 공정성 의문…공정한 혁신안 제시해야"
바른미래당이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퇴 이후 거센 분란에 휩싸이고 있다. 혁신위 출범 열흘 만에 벌어진 일이라 사실상 당의 혁신이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손학규 당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당대표 퇴진을 담은 지도체제 혁신안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계파 논란을 부를 만 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비당권파인 유승민계와 안철수계는 주 위원장이 혁신안 의결 이후 사퇴한 것이야말로 검은 세력이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위원장이) 혁신안 발표 직후 사퇴한 것은 혁신위 결정에 위원장 스스로 불복하는 모양새라 유감”이라며 “혁신위 구성을 보면 최고위에서 추천한 혁신위원은 소수인데, (주 위원장이) 마치 최고위가 배후에서 혁신위를 좌지우지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말을 해서 수습국면에 들어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장기간 논의 끝에 나온 혁신위가 위원장 사퇴로 좌초되는 일을 상상해선 안 된다”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위원장 후임을 인선해 혁신위가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제안한다. 어떤 경우라도 혁신·자강한다는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당에서 가장 인정받는 40세 이하 위원들로 혁신위가 구성됐는데 민주적 절차로 표결하자마자 물리적 저지를 위한 위원장 사퇴가 이뤄진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 전 위원장이 ‘젊은 혁신위원을 위에서 조종하고 당을 깨려는 검은 세력에 크게 분노를 느끼고 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상당히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본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계파를 막론하고 합의를 통해 임명된 사람들이다. 검은 세력이 누군지 명백히 밝혀야 하고 의결 이후 절차적 문제를 다음날 꺼내고 사퇴한 건 그야 말로 검은 세력이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위원장을 재선임해 당 혁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미 1차 혁신안은 적법한 절차로 가결돼 혁신위 운영 규정에 따라 오늘 최고위에서 1차 혁신안이 포함된 내용을 의결해 공포해야 한다”며 “제대로 안되면 국민들은 한 달간 혁신을 위한 바른미래당의 어려운 노력이 누군가의 정치공학적 시간끌기라는 의심을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혁신위원장 문제는 손학규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 정치에 책임 의무가 있다”라며 “젊은 혁신위원들이 하는 일에 기성세대가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오늘 혁신안을 최고위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김수민 최고위원은 “혁신하겠다던 혁신위원장이 혁신안을 거부하고 사퇴한 건 초유의 사태다. 혁신에 맞서는 반혁신의 행태”라며 “혁신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구태다. 혁신위가 예정된 일정을 안정적으로 마쳐서 당의 미래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권파는 혁신위가 중단될 수 없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1차 혁신안에 대해선 계파 싸움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했다고 주 전 위원장을 옹호했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1호 혁신안이 계파싸움 논란에 빠질 만했다. 혁신위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당이 추락한 원인을 객관적으로 찾는 것인데 지도체제 재신임을 1호 안건으로 하는 것을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나”라며 “혁신위는 당 대표 퇴진이나 유지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도체제 개편은 중요한 의제지만 더 중요한 의제가 당 정체성과 노선”이라며 “지도체제 개편에 집착할수록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최고위원은 “주대환 전 위원장이 사퇴했다고 혁신위를 중단할 수는 없다”라며 “새 혁신위원장을 임명해 정상가동해야 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혁신안을 제시해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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