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술 위원 "알만한 유력인사가 직접 요구" 폭로
"손학규 직접 설득해 퇴진하게 해 달라 주문"
"혁신위 자율성, 존재가치 의구심 들어 사퇴"
주대환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이 혁신위 내 ‘계파 갈등’을 이유로 전격 사퇴한지 하루 만인 12일, 당내 유력 인사가 혁신위원에게 손학규 대표의 퇴진 안건을 종용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조용술 혁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당규에 보면 혁신위는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그럼에도 당의 유력인사가 제게 따로 (손 대표 퇴진 관련) 혁신안건을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런 행태가 혁신위의 자율성을 만들 수 있을지, 그런 혁신위라면 존재 가치가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당내 인사라면 누구를 말하는지 기자들이 묻자 “아직까지 당에서 (이와 관련) 사과하기를 원해 밝히지는 않겠지만, 누구나 알만한 유력 인사 중 하나다”라고 답했다.
그 유력인사가 혁신위원들에게 어떤 표결을 하라고 직접 압박했는지 묻자 “제게 직접했다. 다른 분들에게 (표결을 압박했는지 여부 등을) 일일이 여쭤볼 수 없는 상황이다”며 “저를 따로 만나서 이런 이런 안건을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당 대표를 직접 설득해 퇴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혁신위에서 표결에 부친 것과 관련 그는 “지도부 체제와 관련된 안건이 두 개 있었다. 제가 제안한 것과 일부 위원이 제안한 안건이었다. 그런데 제 안건은 논의도 안 되고 의결도 안 했다”며 “제 안건에는 정체성 독립기구 설치 등을 담았는데 논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혁신위 내에서 논의한 것이 주 위원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주 위원장은 처음에 혁신위원들의 전원합의로 의견을 조율해 가자고 했었는데, 일부 혁신위원들이 당규를 들고 나오며 표결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주 위원장이 정당한 사유로 연기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연기하더라도 표결에 부친다는 전제조건으로 진행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주 위원장이 이러면 수행할 수 없다고 했지만, 압박을 가해서 어제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퇴 발표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선택이었다. 동반사퇴는 없었다”며 “화합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부 위원들이 추진하는 부분도 있었고 위원장이 없음에도 회의를 강행하자는 (일부 혁신위원들의) 인식 자체에 사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조 위원은 브리핑에서 “우리 혁신위는 원팀으로 가겠다, 최대한 전원합의체로 가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럼에도 첫 안건부터 표결로 이뤄졌다”며 “당내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기승전 ‘지도부 퇴진’인가. 일부 안건만 전부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혁신위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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