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벤츠, 네덜란드-中-日-韓-러시아 거쳐 北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7일 03시 00분


NYT, 北사치품 밀수입 경로 추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올해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타고 다녔던 메르세데스벤츠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의 밀수입 경로가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 시간) 밀수 네트워크를 추적하는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 고등국방연구센터(CADS)가 발표한 ‘북한의 전략적 사치품 조달 네트워크’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해당 벤츠의 구입부터 북한에 전달되는 약 5개월간의 과정을 추적 보도했다.

NYT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인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4개국이 밀수 경로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벤츠 2대는 지난해 6월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서 두 대의 컨테이너에 각각 나뉘어 실려 41일 뒤 중국의 다롄에 도착한다. 선박은 7월 31일 도착해 항구에 8월 26일까지 머물렀고 일본 오사카행 배에 실렸다가 9월 30일 부산에 도착했다. 하루 뒤인 10월 1일 토고의 국기가 그려진 화물선 DN5505로 옮겨진다. 이후 해당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의 자동식별장치가 18일간 꺼졌다. 이를 두고 NYT는 “제재를 회피하는 선박의 전형적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 도착한 컨테이너는 마셜제도에 등록된 회사인 도영선박에 넘겨진다. 연구진은 비행추적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10월 7일 북한의 고려항공 화물기 3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세단이 러시아에서 항공편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NYT는 “북한이 사치품을 밀수입하는 제재 회피는 핵무기 개발에 활용되는 이중용도 품목을 확보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우려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정은#북한 사치품 밀수입#경로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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