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국산 소재 부품 사용이 강조되는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이에 국산의 품질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박 장관은 18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국내 중소기업도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마주친 최태원 회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불화수소를 안 사준 게 맞나’라는 질문에 “품질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의 크기 등이 다 다른데 아직 우리 내부에선 그렇게까지 디테일하게는 못 들어갔다. 차차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경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박 장관은 해당 글에서 “대한상의 제주포럼 마치고 공항 가는 길에 ‘대기업이 한국 중소기업 불화수소 안 쓴다? 품질·순도 문제’라는 기사를 봤다”며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요? 만약 20년 전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R&D(연구개발) 투자를 하면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어떠했을까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것에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에게 기회를 주고 용기를 주고 북돋아 주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7일 포럼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규제개혁 점수를 묻는 질문에 “정부는 많이 했다 그러는데 기업들은 체감하는 변화가 많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같은 행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영국 재무장관을 만났더니 한국이 영국보다 광범위하게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며 놀라워했다”고 말해 규제개혁 효과에 대한 민관 인식의 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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