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국방해임안 동반 무산 이후, 여야 대치 ‘친일 공방’ 비화
경제보복 대책 추경 처리 막히자… 이인영 ‘新친일’ 거론 한국당 비난
나경원 “생색용 예산 몇천억으로 통상위기 극복 주장, 기업은 허망”
여야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국 6월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끝내더니 21일부턴 한일 갈등 해법 등을 놓고 ‘친일 논란’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말로는 국난(國難)이라면서 정작 정치는 실종됐다. 7월 임시국회 전망도 어둡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하게 경고한다”며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야말로 신(新)친일로, 국민이 퇴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추경에 포함된 일본 수출 규제 대책 예산 등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 등을 한국당의 ‘백태클’ 등으로 규정한 것.
이에 대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신친일,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가져가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며 “수십 배, 수백 배 가치가 있는 규제 완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는 무관심하면서 오로지 추경, 추경, 추경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당의 ‘일본 대책용’ 추경 압박에 대해선 “깜깜이, 생색용 (추경안 예산 중 일부인) 1200억, 3000억 원으로 일본 통상 보복 위기가 극복되나. 기업들 입장에서는 허망한 이야기”라고도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야당이 추경은 빼고 해임건의안만 하겠다면 몽니겠지만, 추경과 해임건의안을 함께 처리하자는 것은 집권 여당이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며 여당을 압박했다.
19일 예정됐던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이인영-나경원 원내지도부의 첫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종 무산되면서 “타협의 정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양당 원내대표들이 여전히 상대 당 공격의 선봉에 서면서 7월 임시국회 일정을 잡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돈다. 국회는 4월 5일 본회의 이후 패스트트랙 논란을 거치면서 100일이 넘도록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일단 22일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3당 교섭단체 대표들 간의 회동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에서 ‘일본 수출 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 개최가 여야 타협의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