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 보복을 계기로 활발해진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페이스북 정치’에 대해 여권에서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공개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조 수석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해 “공직자로서 갈등을 오히려 확산시키고 심화시키는 역할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수석은 주말 동안 페이스북에 일본 경제 보복 조치 관련 게시글 10건을 잇달아 올렸다. 18일엔 “중요한 것은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이다”라는 글을 올려 자유한국당 등 야당으로부터 “총선용 반일 감정 조장”이라는 반발을 샀다.
윤 사무총장은 “공직자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서 국민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한일관계나 이를 둘러싼 문제들은 굉장히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분법적으로 단정해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조 수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22일에도 페이스북에 일본 경제 보복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을 비방 매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일지 몰라도 ‘무도’하다”고 썼다. 조 수석은 이날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 ‘일본회의의 정체’라는 책을 들고 참석하기도 했다. 교도통신 서울특파원을 지낸 저널리스트 아오키 오사무가 2017년 8월에 펴낸 책으로, 일본 우익 로비단체 중 가장 강력한 ‘일본회의’가 아베 신조 총리 정부의 역사 왜곡, 막말, 선동 등의 배경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 등의 조치가 일본 정치의 극우화 흐름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이 책을 회의에 갖고 온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전하려는 메시지의 시비를 떠나서 총선이 다가오면 조 수석의 이 같은 언행이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며 “당내에서도 이해찬 대표 등이 조 수석을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같은 날 조 수석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두고 “청와대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개인의 생각이나 표현인데 ‘해라, 혹은 하지 마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문제와 관련한) 법리적 문제는 법률 전문가로서 조 수석이 충분히 발언을 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청와대 내 다른 분들도 의견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조 수석은 이날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난 만큼) 할 말을 다 했다”며 당분간 페북 글쓰기 대신 상황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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