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합동도발]윤도한 24일 오전 브리핑선 “의도적 침범 아니었다 밝혀”
러 반나절만에 전면 부인하자 尹 “러가 공식입장 바꾼것” 주장
러시아 군용기(조기경보통제기·A-50)의 독도 영공 침범 사태에 대해 청와대가 어설픈 대응으로 일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사진)은 24일 오전 브리핑에서 러시아 차석 무관이 전날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러시아 국방부가 영공 침범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고, 즉각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러시아 무관은 ‘(A-50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된다”고도 했다. 로이터 등 외신도 윤 수석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러시아 국방부는 영공 침범을 부인하면서 한국 군용기가 위협 비행을 했다고 우리 국방부에 공식 항의했다. 윤 수석의 발언과 달리 모든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는 ‘적반하장’에 나선 것. 국방부는 “러시아 측 주장은 사실 왜곡일 뿐 아니라 이를 입증할 명백한 근거자료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 내에선 윤 수석이 미숙했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러시아 무관의 사견(私見)을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단정하고 덜컥 공개해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윤 수석은 사전예고도 없이 춘추관을 찾아 브리핑을 했다. 국방부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파장이 커지자 윤 수석은 이날 저녁 브리핑을 자청해 “(전날 국방부가 보고한) 러시아 무관의 발언을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판단했다”며 “러시아 측 공식 입장이 어제와 오늘 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왜 입장을 바꿨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국방부와 외교부가 짐작하는 게 있지만 외교관례상 밝힐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면서 얼버무렸다.
윤 수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참모들은 “왜 윤 수석이 직접 나서 사태를 꼬이게 했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수석이 괜한 브리핑으로 청와대가 앞장서 섣부른 봉합에 나서다 일을 그르쳤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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