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TV채널 RT가 러시아 공군과 중국 공군의 지난 23일 연합 공중 장면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 공군 F-15K로 추정되는 전투기 2대가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RT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TV채널 RT가 러시아 공군과 중국 공군의 지난 23일 연합 공중 장면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 공군 F-15K로 추정되는 전투기 2대가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이 확대돼 재생됐다…(RT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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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가 중국 공군과 동해 해역에서 실시한 첫 연합 공중훈련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러시아 TU-95전투기가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할 당시 한국 공군 F-15K로 추정되는 전투기 2대가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하지만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 A-50가 독도 영공을 침범할 당시 상황은 빠져있다.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TV채널 RT는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러시아 국방부는 TU-95MS 폭격기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국과 공동 정찰하는 장면을 공개했다”면서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은 1분 22초 분량으로 TU-95 전투기가 활주로에서 하늘로 솓아오른 뒤 사라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곧 중국 H-6 폭격기가 합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RT는 이를 두고 ‘약속 장소에서 러시아 폭격기와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TU-95 전투기가 비행하는 장면에서는 한국 공군 F-15K로 추정되는 전투기가 포착됐다. 영상은 이를 확대해 잠시 비추기도 했다. 이는 TU-95가 KADIZ에 진입하자 우리 공군이 감시 비행을 하는 장면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3일 TU-95 폭격기가 KADIZ에 진입했을 당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회 등 30여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전한 바 있다.
공군 관계자는 “일본 F-15J는 전투기 도색이 더 옅기 때문에 영상 속 전투기는 F-15K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합참에 따르면 중러 군공기는 23일 오전 8시를 전후해 이어도 북서방 KADIZ로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전술 조치를 취했다.
러시아 군용기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당시 오전 9시9~12분, 오전 9시33~37분 총 2차례 7분간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는 9시9분 A-50기가 1차로 영공을 침범했을 때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9시33분 두 번째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다.
이 영상은 TU-95 폭격기의 비행 영상만 공개하고 있어, A-50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우리 군이 전술 조치를 취하는 장면은 담겨 있지 않다.
국방부 관계자는 “TU-95 폭격기 옆에서 우리 군은 감시비행을 했지만 독도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에 대해서는 차단비행을 했다”면서 “해당 영상은 우리 공군이 감시비행한 장면만 공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자신들의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RT는 이 영상을 게시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폭격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전투기를 앞다퉈 투입했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은 그들의 임무가 다른 나라의 어떤 국제 규정이나 국경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주장을 반박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전날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러시아 측과 국장급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앞서 23일 국방부에 초치된 러시아 무관들은 우리 측에 영공침범 관련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군 당국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전투기 조종사의 경고사격 음성기록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돼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은 전날과 크게 다름 없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자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대사관은 “러시아가 기술적 실수로 발생한 23일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깊은 유감을 표했다는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발표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또 “러시아 항공우주군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는 규정에 따라 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후 공식 입장을 한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 측에서는 우리 국방부의 설명을 다 듣고 본국에 책임감 있게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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