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선 1척 동해 NLL 넘어와… 軍, NLL 넘기전부터 집중감시
南으로 내려오자 즉시 현장출동… 북한군 어업활동에 쓰는 부업선
北 3명 중 1명은 북한군복 입어… 정부, 29일 송환절차 진행하기로
27일 오후 10시 15분 육군의 해안 레이더에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5.5km 지점에 정지해 있는 목선이 포착됐다. 목선은 이내 엔진을 가동해 남쪽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육군은 해군과 함께 목선 동향을 밀착 감시하기 시작했다.
목선은 27일 오후 11시 21분 NLL을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왔다. 군은 즉시 인근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고속정과 초계함을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지난달 발생한 ‘삼척항 노크 귀순’ 사태 이후 군은 NLL 일대 동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상태. 목선이 NLL 남쪽 6.3km까지 내려왔을 때 해군 특수전전단 고속단정이 투입됐다. 부대원들은 고속단정을 목선 옆에 계류시키고 해당 목선에 승선했다.
목선엔 북한 주민 3명이 타고 있었다. 1명은 북한군 군복을 입고 있었다. 배는 확인 결과 북한군이 고기를 잡을 때 쓰는 부업선이었다. 민간인들도 이 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복을 입은 사람이 북한군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합동참모본부는 전했다. 현장 확인 결과 목선 안에 각종 어구가 있었고 어창엔 오징어가 있었다. 배는 길이 10m로, 삼척항으로 ‘노크 귀순’해 온 북한 목선과 거의 같은 크기였다.
이들은 “방향을 잃었다”고 했다. 귀순 의사를 묻자 “아니요, 일없습니다(괜찮습니다)”라고 잘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 진술과 달리 귀순 의사를 짐작하게 하는 부분도 있어 귀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우선 배 마스트(갑판의 수직 기둥) 끝에 흰색 수건이 걸려 있었다. 흰색 수건은 상대에 대한 공격 의도가 없으며 귀순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할 때 쓰인다. 해군 고속정이 손전등으로 신호를 보냈을 때 목선에서도 불빛을 보이며 응답한 점, 항로 착오인 경우와 달리 정남쪽으로 내려온 점 등도 귀순 의도를 의심케 하는 부분이었다.
군 당국이 통상 NLL 인근에서 발견된 북한 목선을 현장에서 간단한 조사를 거친 뒤 퇴거 조치하는 것과 달리 이번엔 28일 새벽 목선을 인계하고 승선자들을 이송해 조사하는 것도 불법 조업을 하려고 남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이 같은 정황과 달리 정부 조사에서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들에게서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보고 이르면 29일 중 북한으로의 송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경우 선박 항법 장비가 열악해 엔진을 가동해 기동하는 등 정상적인 항해 패턴을 보이고도 NLL을 남하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다만 이번에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몇 가지 특이점이 있어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월 말부터 28일 현재까지 동해 NLL 이남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퇴거 조치된 북한 어선은 400여 척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40여 척이었다. 올해 불법 조업 어선이 대폭 늘어난 건 오징어 어장이 NLL 주위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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