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전 민정수석과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 간 대치 속에 새로운 프레임으로 등장한 ‘한일 갈등’과 관련해 야당과 각을 세우는 동시에 대일 여론전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
여권의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양상은 두 사람 스스로가 쟁점이 될만한 현안을 언급해 관심을 끄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두고 여론은 정치 행보로 규정하고 있으나, 두 사람은 애초 정치입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치를 안 하겠다는 공언에도 두 사람의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지속하는 것이다.
정치권도 이들을 사실상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하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25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조 전 수석에 대해 “일본 문제에 강하게 이야기를 해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가장 높아졌다”며 “이런 식으로 나가면 대통령 후보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현재 ‘알릴레오’ 방송 시즌2로 전열을 다듬는 중이다. 홍준표 전 대표와 합동 방송을 하는가 하면, 현안마다 특유의 화법을 활용한 직설적인 평가를 해 대중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조 전 수석의 경우 29일 오전에만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의 수출규제를 비판하는 기사와 그런데도 추가경정예산안 등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 야당을 지적하는 기사를 세 차례에 걸쳐 공유했다.
특히 조 전 수석은 퇴임 전 페이스북 활동을 두고 야권이 ‘공직자로서 내부 갈등을 부추긴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청와대가 개인 활동이라 규제할 수 없다며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정치 전문가들은 여권 잠룡 중에서도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 받는 두 사람이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넘보는 여론을 이끌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두 사람이 언론에 주목을 받는 사건에 대해 계속 나서고 있다. 조국 전 수석의 경우 무리하게 쟁점이 되는 이야기를 꺼낸다”며 “정치적 잠재력 있는 사람들이 논란의 중심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대권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두 사람의 언행이 여야나 한일 등 여러 겹의 대치 구조에서 가장 앞장서면서 국민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며 “여야나 한일 간 싸움은 두 사람한테는 ‘백전백승’할 수 있는 구도”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특히 조 전 수석의 경우 아베 총리의 집권이 길어져 한일 간 갈등이 지속하는 상황이 되면 여권 내에서도 조 전 수석을 대체할 대선주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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