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한국당에 당 바치려 해” …유승민 “허위 사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2019.8.2/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겨냥해 “자유한국당에 당을 갖다 바칠 수 없다”고 비판을 쏟아내자 바른정당 출신의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 자신이 처한 궁색한 처지를 돌파하기 위한 꼼수 정치”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여라도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며 “한국당으로 가시려면 혼자 가라, 바른미래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에 버려야 할 것”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2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8.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특히 손 대표는 이날 굳은 표정으로 언성을 높이는 등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 유승민 전 대표와 이혜훈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바른정당계가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며 “손학규를 퇴진시킨 이후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8.5/뉴스1 © News1

손 대표의 이같은 강경 발언의 배경에는 이날 당 혁신위원회가 ‘지도부 공개검증’을 강행하려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표 등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손 대표의 혁신안건 최고위 상정 거부를 이유로 회의 참석 보이콧을 하고 있는 상황에 혁신위 검증까지 강행되자 부담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앞서 당 혁신위는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과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주 전 위원장은 손 대표측에서 ‘퇴진만은 막아달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거기에 대해 답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손학규 퇴진을 추진하더라도 제대로 모양을 갖추고 혁신위 안을 만들어야지 무조건 퇴진을 요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날 발언이 유 전 대표의 탈당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2번을 달고 (총선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면 (당을) 끌고가지 말아라. 유 의원뿐 아니라 어느 의원도 마찬가지다”고 답했다.

다만 손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바른정당계 인사들은 반박에 나섰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과 무슨 연대·통합에 연결고리로 언급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른,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식물상태인 손학규 체제를 탈피하기 위해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한국당과의 통합 시도 세력으로 규정했다는 분석이다.

오 원내대표는 “혁신위가 가동된 이후 당헌·당규 절차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바른미래당의 비민주적 운영의 방증”이라며 “10개월이 넘는 동안 손학규 체제에 대해 왜 수많은 당원들이 변화를 요구하는지 스스로 자성과 성찰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대표 역시 이날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손 대표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지도부 교체 이외의 안건은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지도부 교체는 제가 주 전 위원장을 만나기 전 이미 혁신위 안건으로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주 전 위원장이 패스트트랙 거부 안건을 의원총회로 넘겨 손 대표 사퇴를 유도하는 것, 야권 재편 추진 시도 등을 만류했고, 혁신위에 자강과 혁신을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가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깊은 유감이다.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