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5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선거법 개정안에 힘을 실은 점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지만, 취임 직후부터 과제로 꼽힌 당내 갈등과 저조한 당 지지율이 심화되면서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총선에서 다당제를 통해 제3당으로 올라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바른미래당·정의당·청년당·녹색당 등과 힘을 모으겠다”며 “젊은 개혁 리더들도 영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당제로의 정치 개편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는 “8월 말까지 더욱 보완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힘을 주며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68.6%를 얻어 당대표에 당선됐다. 4선으로 부총리급 통일부 장관까지 지낸 그의 당선에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으나 한때 대권후보까지 오른 경륜이 인정받은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그의 성과로는 더불어민주·바른미래·정의당과 함께 여야 4당 공조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리는 데 성공한 점이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지난달 24일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대통령께서 여전히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한 생각이 유효하며 선거제가 개혁되면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이 추진돼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범위를 확대한 분양원가 공개제도 역시 정 대표가 꾸준히 강조해 온 부분이다. 이밖에도 그는 ‘눈물을 닦는 민생정치’를 강조하며 소상공인을 위한 백년가게 특별법을 추진 중이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해고 대학강사 등을 위한 구제 방안 마련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반면 당내 갈등과 낮은 지지율은 정 대표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현역의원 10명은 지난달 17일 당내 결사체인 ‘변화의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제3지대 신당’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특히 당권파와 비(非)당권파의 갈등은 점점 심화해 고비를 앞두고 있다.
양측은 이날 오후에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워크숍을 갖고 고문단이 제시한 중재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팽팽한 양쪽 입장으로 인해 사실상 ‘마지막 담판’ ‘최종 논의’라는 표현까지 나오면서 정 대표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락한 평화당 지지율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국 지지율도 중요하지만 호남권이 핵심”이라며 “옛 국민의당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당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호남권의 2017년 7월 국민의당 지지율은 3.5%, 지난달 평화당 지지율은 8.4%다. 민영삼 최고위원은 “역대 호남에 주도권을 가진 정당은 총선에 닥쳐서 전략적인 한쪽 쏠림현상을 겪어왔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평화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3%포인트 내린 1.7%에 그쳤다. 정 대표는 취임 당시 3%대였던 평화당 지지율을 15%까지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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