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보좌관, 한국 의원들 만나 “한국 과거 매춘관광국” 망언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7일 10시 21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보좌관이 우리나라 여야 국회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을 가리켜 과거 일본의 매춘관광 대상국이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김영춘, 자유한국당 김세연,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재단법인 여시재와 함께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찾았다. 한·미·일 3개국 인사들이 참여하는 세미나에 참석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방일(訪日)이었다.

이들은 일본에서 지난 1일 일본 정계 원로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일본 중의원이 한일관계와 관련해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자며 주재한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만찬에는 아베 총리의 측근이자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여러 번 참배한 전력이 있는 에토 보좌관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에토 보좌관은 “나는 올해 71세인데 한국에는 한 번 가봤다”며 “과거 일본인들이 주로 매춘 관광으로 한국을 찾았는데 나는 그런 것을 싫어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그는 또 “한국이 주장하는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조사를 해봤지만 그런 불법적인 문제들은 없었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일본 방문단의 단장격이던 김부겸 의원은 에토 보좌관의 매춘 관광 관련 언급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고 역사 인식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은 그렇게 인식해도 한국은 엄연히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지적에 이어 가메이 전 의원도 “에토 보좌관의 개인 의견”이라고 해 상황은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일단에 함께 했던 김영춘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직접적으로 한국을 매춘국가라고 표현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냐. 분위기가 아주 싸늘해졌다”며 “우리나라 의원들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게 모욕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또 역사 문제 언급과 관련해서도 “한국이 계속 역사 문제를 빌미로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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