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비(非)당권파가 8일 탈당계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며 평화당이 끝내 분당 수순을 밟는다.
‘제3지대 신당’ 추진 방법을 놓고 갈등을 빚어 온 평화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고문단의 중재하에 논의를 이어왔고, 7일 오후 당권파의 정동영 대표와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를 이끄는 유성엽 원내대표는 만남을 가졌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늘로 협상은 완전히 끝났다”며 “유 원내대표가 갖고 있는 (비당권파들의) 탈당계를 내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유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전날 당권파가 대안정치 측에 전달한 제시안 등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당권파의 제시안에는 ‘신당 창당’을 당론으로 공식 추진 기구를 설치하자는 고문단의 중재안을 기반으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하기 전까지 정 대표가 직책을 유지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가 신당 창당의 선결 조건이라는 비당권파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유 원내대표와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게 목적이면 (비당권파 모임인) 대안정치를 당의 공식 의결로 신당추진기구로 만들자. 그러면 전권을 주겠다고 했는데 (비당권파에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당권파의 자신을 향한 당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당권투쟁’이라며 “당원 68.5%가 정동영을 지지했는데 이유 없는 불복”이라고 강조했다.
대안정치는 이를 당권파의 ‘시간 끌기’로 규정하고 지도부가 총사퇴하지 않을 경우 탈당을 선언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지난해 전당대회부터 감지된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17일 비당권파가 대안정치를 출범하면서 수면 위로 불거졌다. 비당권파는 내달 정기국회 이전에 신당 창당 1단계를 매듭짓겠다는 목표로 지난달 말부터 ‘대안정치’ 명칭을 내세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특히 비당권파는 갈수록 하락하는 평화당 지지율을 근거로 현 지도부 체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발표한 조사 결과(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평화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3%포인트 내린 1.7%에 그쳤다. 정 대표는 취임 당시 3%대였던 평화당 지지율을 15%까지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반면 당권파는 호남권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다며 반박하고 있다. 정 대표는 취임 1주년이던 5일 기자간담회에서 “(평화당 지지율이) 옛 국민의당보다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평화당이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호남권의 2017년 7월 국민의당 지지율은 3.5%, 지난달 평화당 지지율은 8.4%다.
호남계 의원들이 소속된 바른미래당 역시 총선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는 점도 평화당을 흔드는 요인이다. 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및 호남계 의원, 일부 무소속 의원이 제3지대에 뜻을 같이할 경우 원내 교섭단체가 가능하다는 셈법에서다.
비당권파 관계자는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몇몇과도 (제3지대 구성) 얘기가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재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신당의 필요성에 양측 모두 공감한다”면서도 “서로 감정이 앞서 건설적인 논의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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