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만난 5대그룹 “대체 힘든 日소재도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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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2차 경제보복]
소재 국산화 적극 협조 밝히면서 전기차배터리 등 우려사항 전달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8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기업인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 배제 결정에 따른 영향과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조찬 모임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기업들이 체감하는 어려움, 정부의 대응방안 및 장·단기적 전망 등을 서로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모임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김 실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준 SK커뮤니케이션 위원장(SK이노베이션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모임에서는 일본산 소재·부품의 다변화 방안과 대-중소기업 협력 등이 주된 주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주거래 일본 기업들 상당수가 자율준수프로그램(CP) 인증을 받은 상태라 현재 규제 정도로는 수출 절차가 다소 까다로워진 수준이지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함께 소재 국산화 등 다변화에 나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5대 그룹은 각 계열사 및 1·2·3차 협력업체들의 일본 소재·부품 의존도 및 대체재 가능성, 소요 시간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사실상 끝낸 상황이다. 각 기업은 지난달 말 한 해 일본산 소재·부품 구매에 들이는 평균 비용과 적용 제품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시작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액 등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기업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품목 중 특수성이 있어 현실적으로 대체재를 찾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는 소재도 있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이 일본 니치아화학공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가 대표적이다. LG화학이 사용하는 양극재 중 절반 이상을 니치아사가 공급하고 있다.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니치아는 국내 기업 중 오직 LG화학에만 양극재를 납품할 정도로 관계가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일본 정부가 자동차 배터리 원재료에 대해 수출 규제를 한다면 수조 원 이상의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니치아사는 형광등용 및 브라운관 TV용 형광체를 제조하며 성장했는데 관련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 LG화학 임원진들이 직접 양극재 생산을 권유하면서 LG그룹과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양극재는 비전략물자지만 일본이 캐치올 규제를 통해 언제든지 개별 허가 품목으로 새로 지정할 수 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현수 기자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5대그룹#조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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