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파업이 예고된 지난 5월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회에서 이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한 뒤 파업 해법을 제시했고, 지난 6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불러 소재·부품·장비산업 정책에 대한 비공개 보고를 받았다.
일찍감치 총선룰을 결정해 당내 잡음을 줄인 것도 ‘원보이스’ 정당을 만든 요소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당대표 출마 공약대로 조기에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한 공천룰을 당규로 확정했다. 이 대표는 9월 출범하는 인재영입위원회의 위원장까지 직접 맡을 예정이다.
이 대표의 개인적인 성격도 리더십 발휘에 한몫 한다. 이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스타일이다.
여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 정책위의장을 3번 하는 등 경험이 풍부한 데다가 즉각적으로 자기 생각을 말하는 편이라 웬만해서는 논리로 못 이기기 때문에 목소리 큰 의원들도 대표를 따라간다”며 “체력도 좀 좋냐. 매일같이 일정을 여러 개 소화하는데 누가 대표에게 싫은 소리를 하겠냐”고 말했다.
초선 때부터 ‘공포의 수첩’이라 불리는 6x10㎝ 사이즈의 수첩을 들고 다니는 등 디테일을 잘 챙기기로도 유명하다. 다른 민주당 당직자도 통화에서 “보고를 할 때 큰 얼개로 설명했다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재질문을 받았던 적이 많다”고 떠올렸다.
다만 이러한 강력한 리더십은 한편에선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언론에 비치는 것만큼 범접하기 어려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편한 사람도 아니다”라며 “불만이 진짜 없겠느냐. 굳이 목소리 냈다가 곤란해질까 봐 몸을 사리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당 대표로 선출된 손 대표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 측 인사들의 지지를 얻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다.
4·3 보궐선거 참패와 4월 패스트트랙 정국은 손 대표의 리더십에 생채기를 냈다. 특히 손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내용으로 하는 선거제 개편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우기 위해 사보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잡음이 일어났다. 안철수계·유승민계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강행에 반발해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손 대표의 재신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와 버티는 손 대표의 대치가 길어지며 당내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이에 현재 손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각자 추구하는 이념과 목표가 다른 정당(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의 인사들을 봉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한국당과 평화당이 각자 안철수계·유승민계와 호남계에 통합하자는 손짓을 보내는 등 손 대표 혼자만의 힘으로는 막을 수없는 원심력도 손 대표를 힘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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