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 가족이 전 재산의 5분의 1 정도인 10억5000만 원을 납입한 ‘블루코어 밸류업 1호’ 펀드(이하 블루펀드)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투자 행태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PE 운용사들의 통상적인 투자 대상에서 벗어나 관급공사나 국가지원 산업에 집중 투자했기 때문이다. ○ 국가지원 산업과 관급공사에 이례적 투자
코링크PE는 2016년 4월 40억 원 규모의 ‘레드코어 밸류업 1호’(이하 레드펀드)를 시작으로 2016년 7월에는 100억 원 규모의 블루펀드를 설립했다.
코링크PE는 신생 운용사였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가장 먼저 철도통신 및 국가통신망 사업에서 실적이 많은 포스링크(옛 아큐픽스)를 인수하기 위해 2016년 8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서울 9호선 통신주전송설비 납품설치 턴키 계약, 인천공항IAT(셔틀트레인) 3단계 통신설비 구축 사업 등 굵직한 관급공사를 따낸 업체였다. 코링크PE는 2016년 말 기준 포스링크 이사회에 참여하고, 1800만 원의 운영자금을 대는 등 직접 경영에 관여했다.
코링크PE는 2차전지 분야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2017년 11월 교육업체 ‘에이원앤’을 인수해 2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추가하며 ‘더블유에프엠(WFM)’으로 사명을 바꿨다. 이미 코링크PE의 레드펀드가 음극재 원천기술을 가진 ‘익성’의 3대 주주였다. 익성은 국내외 주요 자동차 업체에 흡·차음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알려졌지만 음극재 등 신소재 기술도 개발하고 있었다. 코링크 측은 지난해부터 전북 군산에서 양산 공장을 가동한 뒤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등에 공급계약을 했다.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WFM이 양산했다는 실리콘산화물 음극재는 기존 흑연 소재를 보완할 차세대 핵심 소재로 일본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 국산화 열풍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링크PE는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로부터 15억 원을 투자받아 설립한 ‘그린코어 밸류업 1호’ 펀드를 통해 5세대(5G) 이동통신 광중계기 관련 원천기술을 가진 T사에도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평창 겨울올림픽을 기점으로 5G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면서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늘고 있다.
조 후보자 가족은 블루펀드에 74억여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지만 10억5000만 원만 납입했다. 블루펀드가 투자한 중소기업 웰스씨앤티의 주력 상품은 가로등을 원격으로 제어해 누전 등을 방지하는 시스템인데, 사업 수요가 공공 분야에 한정돼 있다. 주요 수주 실적을 보면 2015년 서울시를 비롯해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위주로 확인되고 있다. ○ 설립 수개월 만에 대규모 투자 유치
코링크PE는 설립된 지 두 달 만인 2016년 4월 중국 회사로부터 6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코링크PE는 공동주택 모바일 앱 개발업체 J사에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설립일 기준으로 3개월 만에 이뤄진 투자 약속이었다.
2015년 4월 설립된 J사는 관리비 조회, 무인택배, 주차 알림 등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지만 2016년 당시 매출은 5000만여 원에 불과했다. 코링크PE의 1000억 원 투자유치 MOU를 맺기 3개월 전 서울의 한 구청과 MOU를 맺은 게 첫 사업 성과였다. 이 회사 대표인 A 씨는 2016년 전까지 정치권 인사의 수행비서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생 운용사가 인맥이나 핵심 정보 없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주 실적도 별로 없는 IoT 업체와 대규모 투자 MOU를 맺은 것도 선뜻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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