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전략게임 들어간 韓日…‘조국 후보자’ 청문회도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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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5일 0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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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2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22/뉴스1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조치와 관련해 한일 양국은 또다시 ‘전략게임’에 들어갈 전망이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일본의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에 우리측의 ‘강력카드’로 꼽혔던 한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전격 종료를 결정했다. 청와대는 한일 양국이 신뢰가 무너졌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국익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면서, 일본이 부당한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한일 관계가 다시 ‘우호협력 관계’로 회복된다면 지소미아 등 여러 조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여전히 일본이 대화의 장에 나온다면 응할 수 있다고 외교적 방안을 열어둔 것이다.

이제 시선은 일본에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의 결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다음 전략을 세우는 ‘전략게임’에 양국이 또다시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청와대는 향후 일본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면서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있는지, 없다면 추가보복 움직임이나 후속 전략을 논의하고 미국의 반응도 면밀하게 살피는 투트랙으로 안테나를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크게 당혹하며 곧바로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 “(한국에) 국가 간 약속을 지키도록 요구하겠다”고 말해 기존 입장을 고수할 뜻을 밝혔다.

당장 코앞에는 지난 2일 일본 각의를 통과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발효가 오는 28일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날(23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예정대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우리 산업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다음 달 중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지난 14일 행정예고 했고 20일간 의겸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일본이 한국의 지소미아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수출규제 품목으로 규정한 반도체 핵심소재 ‘포토레지스트’의 수출을 승인하긴 했다. 여전히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2개 품목에 대한 수출은 승인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소미아 종료 여파로 또다시 추가보복을 단행할지 여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대 국면으로는 오는 10월22일 예정된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이 꼽힌다. 일본이 촉발한 경제보복 조치는 국제사회나 일본사회 내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 동력을 잃어버리게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최대 행사를 준비하면서 한일 갈등으로 흠집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미국의 반응도 예의주시하며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지소미아를 지지한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22/뉴스1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8.22/뉴스1

이를 의식한 듯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했고, 한일관계 문제로 한미동맹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한 22일에도 “역설적으로 말씀드려서 한일 간의 지소미아 때문에 흔들릴 한미동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23일 브리핑에서 “(그동안) 미국에 상황이 악화되거나 외교적 노력이 일본 쪽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소위 지소미아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우리가 설명을 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2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히려 미국과 우리의 공조는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 특히 휴민트는 아주 우수하고 뛰어나다”라며 “그 정보를 미국도, 일본도 굉장히 원할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한미 간 공조가 아주 탄탄하지 않으면 일본에 전달은 더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라면서도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바이르치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개별회동을 할 예정이어서 관련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2019.8.23/뉴스1 © News1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2019.8.23/뉴스1 © News1

한편 문 대통령은 국내 현안으로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여부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조 후보자 가족에 대한 의혹 제기에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혀왔다. 당청은 23일 긴급회동을 통해 26일까지 청문회 날짜가 잡히지 않으면 27일 국민청문회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최후 통첩을 내놨다.

조 후보자는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 1000여명은 촛불집회를 열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 역시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의혹 검증을 위해서는 인사청문회를 3일 동안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번주 조 후보자 청문회 개최 여부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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