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균형 상호의존 관계는 우위 국가가 무기화할 수 있음을 인식"
"사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日 압박
日 "국가안보 측면에서 절차 개정, 무역 제재 조치 아니다" 반박
정부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했다.
외교부는 지난 29~30일 칠레 푸에르토 바라스에서 열린 제3차 APEC 고위관리회의(SOM)에서 고위대표로서 참석한 윤강현 경제외교조정관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국제정치경제학의 상식적 이론에 반하는 조치”라고 발언했다고 31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조정관은 무역투자 자유화 의제를 논하는 자리에서 “한일 양국은 양국 간 민감한 정치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과 인적교류 관계를 오랜 기간 밀접하게 유지해왔다”며 “일본이 역사적 문제에서 기인해 발생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초로 무역규제 조치를 일방적으로 단행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윤 조정관은 이어 “일본의 조치는 아태 지역에서 비교우위에 기반하여 공고히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 동북아 지역의 한·중·일 3국 산업협력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에 대응해 일본에 의존해오던 소재 및 부품의 국내 대체산업 육성 조치를 불가피하게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조정관은 특히 “일본의 조치는 경제적 관계 심화를 통해 정치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국제정치경제학의 상식적 이론에 반하는 조치”라며 “한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국가간 불균형한 상호의존 관계는 우위 국가가 언제든지 자의적 조치를 통해 정치적 무기화할 수 있음을 절실히 인식했다”고 규탄했다.
윤 조정관은 그러면서도 “한국은 이번 사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측 고위대표인 교코 카시와바라 경제산업성 통상정책국 특별 통상교섭관은 “일본이 취한 조치는 국가안보 측면에서 엄격하고 적절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개정한 것”이라며 “무역제재 조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의 조치는 무역금지 조치가 아니므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회의에서 양측의 입장 표명에 대해 다른 나라 대표들은 발언을 자제했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