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5일 뒤 청문회" 제안…靑 "수용 못해"
조국, 오늘 기자간담회 열어 의혹 직접 해명
文, 3일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 후 임명 수순
6일 동남아 순방 마치고 귀국해 임명 재가할 듯
현 정부서 청문회 없이 장관 임명하는 첫 사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3일 국회에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하고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청와대와 여권에 따르면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증인 채택 후 5일 뒤(9월 7일)에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여당과 청와대는 당초 합의했던 2~3일 청문회가 아니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국당의 제안은) 이전과 다른 게 없다”며 “우리는 지금도 2~3일 청문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법에 규정된 기한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조 후보자는 2일 오후 대국민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는 만큼 국민들에게 직접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취지다.
국회의 인사청문 절차 종료 시한은 2일까지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3일 3일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하고 임명 절차를 밟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를 정해 송부를 요청하고, 국회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오는 6일까지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순방지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송부를 재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후보자 뿐만 아니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에도 청문 절차가 2일까지 끝나지 않을 경우 함께 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는 아직 국회의 송부 기한을 정하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요청일부터 5일 이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순방을 끝내고 귀국하는 6일 이후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정부 들어 국무위원이 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위원이 아닌 공직 후보자 중에서는 지난 1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 증인 채택 문제로 청문회가 무산된 채 임명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배웅을 나온 당정청 인사들을 만나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위해 청문회 제도가 도입이 됐는데 정쟁화가 돼버리면 좋은 사람을 발탁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고사한 경우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으로 조 후보자의 청문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당은 청문회가 열리지 않는 대신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충분히 해명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내로 청문회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자유한국당의 봉쇄막을 뚫기 위한 적극적 행동을 시행하겠다“며 ”국민과 적극적 대화를 통해 후보자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 역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후보자만의 시간임을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당당히 의혹의 진실을 밝혀줄 것을 요청드린다“며 ”법과 제도를 넘어 후보자의 삶에 대한 진솔한 고백과 젊은이들의 꿈과 노력에 다가서는 노력을 해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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