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관리도 못하냐” 막말에…‘조국 논란’ 점철된 최기영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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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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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렸지만 최 후보에 대한 질문보다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다. 최 후보와 배우자가 수년간 기부활동을 해 온 것을 두고 ‘편향성’ 주장을 펼치다가 ‘아내도 관리하지 못하는 자’라는 여성비하 막말도 나왔다.

◇시종일관 ‘조국 딸 논란’ 질문공세 퍼부은 한국당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최기영 과기정통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청문회 시작부터 야당은 최 후보에 대한 질문보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에 대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야당의원들은 조국 후보 딸 조모씨(28)가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실이 연구윤리를 위반한 것인지를 따져물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논문 1저자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국가 연구개발(R&D)를 책임져야 할 자리에 앉을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에 대해 얘기하긴 어렵다”면서 “다만 연구 윤리는 국가과학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최연혜 의원이 “SCI급 논문을 2주 안에 쓰는 경우가 있냐”며 “후보자의 서울대 재직시절 고등학생 인턴이 있었냐”라고 묻는 질문에는 “우리 연구실에 고등학생 인턴은 없었으나 다른 연구실에서는 있었으며 논문 1저자가 되는데 고등학생이냐 대학생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은 “조국 후보를 완전히 제외하더라도 교수들이 자녀들을 서로 바꿔 인턴을 시켜주고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려주는 등 소위 ‘스펙쌓기’를 상호간에 해 주는 것은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따져물으며 “조국 후보 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수많은 우리 청년들이 맨바닥에서부터 노력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교수 부모를 둔 자녀들이 손쉽게 스펙쌓기를 하고 논문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이런 병폐는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완벽하게 뿌리뽑아야 할 과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는 “일부 교수들의 그같은 관행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런 부분을 없애고 연구윤리를 정립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19.9.2/뉴스1 © News1


◇“아내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막말 논란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 후보자와 배우자의 기부금 관련 내역에 대해 질의하면서 여성비하 발언이 나와 의원들이 이를 지적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최 후보와 배우자는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민주언론시민연합과 같은 이런 편향적인 단체에 수년간 기부금을 내고 후원을 했다”며 “기부를 아내가 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아내가 무슨 후원을 하는지도 몰랐느냐”고 물었다. 이에 최 후보는 “아내가 어떤 후원활동을 했는지 솔직히 몰랐고, 이번에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알게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며 “아내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수십조원 예산을 다루는 과기정통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동료 의원들이 즉각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박 의원의 발언은 여성을, 아내를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오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발언”이라면서 “최 후보의 아내 역시 대학교수로서 독립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율적으로 후원활동 등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데, (박 의원의 발언은) 마치 아내의 경제활동이나 사상 등을 남편이 관리해야 한다고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 의원은 “박 의원을 생각해서 말씀드리는데 속기록에서 삭제하거나 발언의 취지를 보다 명확하게 정정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노웅래 과방위원장도 “아내와는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는 대상이지 관리하는 대상이 아닌데, 박 의원의 말 뜻이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믿겠다. 수정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아내가 사용하는 재정과 아내의 행동 등을 관리해야 하는 뜻으로 말한 것이며 수정할 마음이 없다”고 잘라 말하며 발언을 수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의원의 발언이 기사화되고 추후 김성수, 박경미 의원 등도 추가적으로 “아내를 관리 대상으로 보는 듯한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박 의원은 “오해 소지가 있겠다”며 “‘아내와 회계 관리도 못 하는 사람’으로 속기록을 수정해달라”고 입장을 바꿨다.

국회가 제출받은 최 후보자와 배우자의 최근 5년간 기부금 내역 자료에 따르면 후보자부부는 위안부 관련 단체인 Δ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Δ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등에 5년 이상 꾸준히 기부했다. 또 친일파 명단 등을 편찬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등에도 역시 같은 기간 후원금을 납부하며 지원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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