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보고서 6일까지 송부” 재요청… 증인 출석 청문회 개최 어려워져
이르면 7일 임명… 野 “국회 우롱”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6일까지 송부해 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청문회 개최 및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7일 0시부터 조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없이 장관에 임명된다면 2005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법무부 장관이 된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3일 오후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등 인사청문 대상자 6명에 대한 경과보고서의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며 “문 대통령은 (국회에) 6일까지 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을 마친 뒤 6일 오후 귀국한다.
문 대통령이 재송부 기한을 3일을 포함해 나흘로 정했지만, 이날 오후 늦게 재송부를 요청한 만큼 실질적인 기한은 3.5일이라는 지적이다. 재송부 기한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관련 증인 채택을 위해 “기한을 닷새로 정해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증인 출석을 위한 출석요구서는 청문회 5일 전에 송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사실상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셀프 청문회’로 국민과 국회를 우롱해놓고 어떻게 사흘 안에 청문보고서를 내놓으라는 뻔뻔스러운 요구를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6일 막판에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가족 등 일부 핵심 증인이 출석한다면 (인사청문회가)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좀 곤란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만을 두고 하는 청문회가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증인 없는 청문회에 일단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네피도(미얀마)=한상준 alwaysj@donga.com /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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