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합의를 두고 자유한국당의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오는 6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
당초 여야는 2~3일 이틀 동안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 후보자 부인과 모친, 자녀 등 증인 채택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가족 증인 채택에 반대하면서 안건조정위원회로 회부했다.
가족 증인 채택을 고수하던 한국당은 인사청문회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증인 채택을 양보하는 대신 7일 인사청문회를 개최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다시 한번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6일을 시한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 이유에 대해 “국회 책무인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으로 (민주당과) 전격적으로 합의했다”며 “조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실체적 진실을 밝혀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강행 저지 수단으로써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 반발 목소리가 크다. 당초 여야가 합의한 이틀 청문회가 무산된 것뿐만 아니라 조 후보자 가족 등 핵심 증인 채택이 불발된 ‘맹탕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계속 제기되는 의혹들과 관련해 특검과 국정조사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인사청문회 개최는 사실상 문 대통령에게 임명 명분을 주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합의 과정에서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점도 당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원내지도부의 판단 착오와 전략 부재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 원내대표의 행동을 보니 여당 2중대를 자처하는 괴이한 합의다. 무슨 약점이 많아서 그런 합의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마치 조국 임명의 정당성을 확보해주려는 합의 같다. 기가 막히는 야당 행동이다. 더이상 야당 망치지 말고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은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 허망한 청문회를 통해 임명 강행에 면죄부만 주는 제1야당이 어디있느냐”라며 “이미 물 건너 간 청문회를 해서 그들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틀이 보장된 청문회를 하루로, 단 한 명의 증인도 없는 청문회에 어떻게 합의를 할 수 있는지 원내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명을 강행하면 국정조사를 관철시키면 된다”며 “부인, 딸, 동생, 교수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 위증하면 벌을 줄 수 있고, 출석하지 않으면 벌을 줄 수 있는 국정조사로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청문회라는 말만 들어도 짜증이 난다. 셀프청문회를 했는데 무슨 청문회인가. 국회가 그렇게 무시당하고도 또 판을 깔아준다는 말인가”라며 “범죄 행각이 드러나는 판에 한가하게 청문회 할 때가 아니다. 괜히 청문회 하자고 쇼하지 말고 특검을 논의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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