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수석대변인 "부적절한 표현" 대신 사과
이재정, SNS에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4일 당 출입기자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는다”고 발언해 논란이다. 기레기는 ‘기자+쓰레기’의 합성어로 기자를 조롱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았다. 이날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경찰 출석일임을 상기시키면서 이들의 출석을 초국하는 내용의 브리핑을 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된 발언은 이 대변인이 브리핑을 마치고 정론관을 떠나는 중에 한 방송사 기자가 따라 붙어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통상 국회 정론관에서의 브리핑은 기자회견장 내에서 이뤄지는 공식적인 ‘온브리핑’ 후 회견장 밖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백브리핑’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기자는 민주당이 국회 본청 회의장을 대관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위해 내준 것이 국회 사무처 내규 위반이라는 논란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지금 제가 인터뷰가 있다”며 계속 걸음을 옮겼고 해당 기자는 “당 입장이 정리가 된 것이냐”고 다시 질문을 했다.
그러자 이 대변인은 “지금 본질에 보다 집중하시면 좋겠다. 언론인 여러분이 그렇게 기사를 많이 쓰시는데 검증되지 않은 채 기사를 내신 책임은 어떻게 지실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변죽 울리는 방식에 협조하고 야당의 스피커가 되는 방식을 하면서 지금 사실상 볼펜이 일제니 아니니 그런 것에 집착할 때 아니냐”고 엉뚱한 소리를 했다. 일제 볼펜은 조 후보자가 기자간담회 당시 일제 볼펜을 들고 있었다는 다른 매체의 보도를 언급한 것으로 해당 기자의 질문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이에 기자가 “아니다. (볼펜을) 묻는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이 대변인은 “조 후보자 검증과 관련해서 국민이 가장 관심을 갖는데 협조를 해주셔야 변죽 울리기가 되지 않는 것이다. 기자 여러분들 좀 반성하라. 지금 펜 이야기를 물을 때냐”고 딴소리를 했다.
기자가 재차 “펜 이야기를 여쭙는 게 아니잖냐”고 하자 이 대변인은 “지금 (기자간담회) 장소 얘기 물을 때냐. 기자간담회가 청문회를 대신하고 말고의 얘기로, 그런 방식으로 취재하지 마시라고 조언드리는 것”이러고 했다.
이 대변인은 또 “오늘 한국당 황 대표, 나 원내대표 출석은 취재하셨냐”며 민주당 출입기자에게 한국당 문제를 취재했는지를 묻고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서 사소한 변두리에 있는 것들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지 마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해당 방송사 카메라가 정론관을 떠나는 뒷모습을 촬영하는 데 대해서도 “그만하라”며 “방송이 급해서 간다는데 질문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잖냐”고 따졌다.
이어 기자가 방송 일정이 끝나면 다시 답변을 해달라고 했지만 이 대변인은 “이것을 왜 해야되냐. 법규 위반이 아니다. 정확히 하라”며 “내규와 지침이 있고, 그 지침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를 따져보고 물으라. 지금 뉴스거리가 천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이 대변인은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는 발언까지 했다.
이 대변인의 발언이 기자단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 출연이 예정돼 있어 취재에 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마치 불편한 질문에 회피하는 것처럼 비쳐져서 그런 것 같다”며 “제가 대신 사과하겠다. 부적절한 표현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니 기레기라는 말 듣는 것 아니냐는 말은 저도 깊은 유감을 표하겠다”면서도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는 더욱 유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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