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6일 개최하기로 합의하자 당내에서는 즉각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애초 여야가 합의한 ‘이틀 청문회’가 무산된 것뿐만 아니라 조 후보자 가족 등 핵심 증인 채택이 불발된 ‘맹탕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서다.
특히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과 관련해 검찰의 수색이 진행되고 있고 야권에서 특검과 국정조사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청문회 개최는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명분을 주게 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당 안팎에서 나 원내대표가 사전에 당 소속 의원들과 충분한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론도 나온다. 이에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홍준표 전 대표는 5일 인사청문회 개최 합의를 두고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을 기회였는데 무지, 무기력, 무능으로 놓쳤다”며 “차라리 청문회 없이 ‘국민 무시 임명 강행’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더 사게 했다면, 야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계속 잡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백기투항식 청문회에 합의했다. 허망한 청문회를 통해 임명 강행에 면죄부만 주는 제1야당이 어디있느냐”라며 “이미 물 건너 간 청문회를 해서 그들의 쇼에 왜 판을 깔아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미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상항인 만큼 한국당은 일단 원내지도부에 대한 불만은 잠시 내려두고 조 후보자의 공세에 집중할 전망이다.
장 의원은 전날 반발을 의식한 듯 5일 페이스북에 “당의 명령에 따라 청문회에 임한다”며 “저의 목소리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조 후보자에게 직접 전하겠다”고 밝혔다.
또 황교안 대표가 나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일단 당내 비판론은 인사청문회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은 내일 인사청문회를 통해 (조 후보자의) 불법 행위를 국민에게 알려 드릴 것”이라며 “민주당이 증인도 거부하고 일정도 (미루자고) 우기면서 사상 초유의 비정상적 청문회를 열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인사청문회를 ‘조국 사퇴 선고 청문회’로 규정하는 등 총력전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그는 “이번 청문회는 그간 청문회와 성격이 다르다. 도덕성·위법성·전문성 등 자질 검증은 끝났다”며 “내일 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위법과 위선, 위험을 총정리해 국민에게 생중계로 보여준 사퇴 청문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6일 개최되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결과가 원내지도부에 대한 당내 분란을 종식시킬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한국당이 ‘결정적 한방’을 터뜨리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공격에 성공할 경우 나 원내대표의 책임론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전망이지만, 공격 포인트 없이 기존의 입장만 답습하는 답답한 청문회를 할 경우 나 원내대표 대한 책임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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