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는 5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제1저자로 등록한 의학논문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세 가지 이유로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을 받지 않은 데다 이를 허위로 기재했으며, 모든 저자들의 역할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IRB 부정행위 2건, 저자 역할에 대한 학회의 불신임 판단이 논문 취소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병리학회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처분이다.
병리학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오피시아오피스텔 12층 학회 사무국에서 5시간여 상임이사회 및 편집위원회 회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씨의 저자 자격을 둘러싼 논문 사태가 벌어진 지 17일 만이다.
장세진 병리학회 이사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논문을 취소한 이유는 세 가지”라며 “장 교수는 해당 논문의 IRB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IRB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을 마치 받은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점과 모든 저자들의 역할이 불분명한 것도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병리학회에 따르면 장 교수는 이날 오후 제출한 소명자료를 통해서도 “해당 논문은 내가 다 작성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를 두고 조씨가 논문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크지 않다는 점을 장 교수 스스로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병리학회는 자세한 소명자료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장 교수는 조씨가 논문의 영어 번역을 담당해 제1저자로 등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병리학회는 또 해당 논문에 이름을 올린 6명 중 저자 자격을 갖춘 사람은 장 교수가 유일하고, 조씨 소속을 단국의대가 아닌 고등학교(한영외국어고등학교)로 썼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장세진 이사장은 “허위 IRB와 저자 역할 모두 심각한 연구부정 행위에 해당하며, 논문 데이터 역시 신뢰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을 재검토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현재 해당 논문의 저작권은 병리학회가 보유하고 있다.
한편 병리학회가 조씨 논문을 취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번 사태는 고려대학교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등 입학 사정 공정성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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