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박6일간의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친 가운데 국제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이 시점에 한국이 동남아 지역과의 교류를 늘리기 위한 추진력을 지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부터 태국, 미얀마, 라오스를 순방했다. 태국과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 정책에 협력하기로 했고, 미얀마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10억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라오스를 국빈방문해 경제협력 기반을 제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대해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외교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전 정부는 북아시아와 러시아에 외교정책을 집중했지만 문 대통령은 경제관계를 다변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관계를 증진시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전략이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아세안 지역의 중심축이 되어 역내 힘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한국이 이같은 위치를 점할 수 있는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ISEAS-유솝 이스학 연구소는 지난 1월 한 보고서에서 “아세안 회원국은 중국과 미국의 파워게임에서 볼모로 잡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모든 지략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 한국연구원은 “아세안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나 중국보다 한국이 더 구미에 맞다”며 “한국과의 협력은 아세안에게 주된 경쟁상대에 대한 완충지이자 지렛대를 제공한다. 경제발전에 있어서 아세안은 단일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길 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동맹을 원한다고 ”고 말했다.
호주 로위연구소 아시아권력·외교 담당자 에르브 르마이유는 “서울이 일본보다는 덜 친미이거나 반 중국이다”라며 “한국은 큰 권력싸움에서 더 중립적인 분위기를 띤다. 소규모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더 적절하고 중립적인 파트너로 여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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