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콕 찍은 ‘나라의 술’ 정체는? [송홍근 기자의 언박싱 평양]<1>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6일 14시 00분


동아미디어그룹의 청년을 향한 한반도 플랫폼 ‘우아한’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9년 담지(DAMG·DongA Media Group) 크리에이터 프로젝트’의 한 코너를 맡아 오늘부터 유튜브와 네이버TV 동영상 콘텐츠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언박싱평양’이라는 코너 제목대로 평양 등 북한지역에서 생산된 따끈따끈한 북한 물건을 들고 나와 청년들과 생생한 북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20년차 전문기자이자 북한학 석사로서의 내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 회로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 소주에 얽힌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북한에는 ‘국주(國酒·나라의 술)’가 있는데요, 바로 대동강식료공장에서 개발한 평양소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 후 이 술을 “조선의 국주로 정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죠. 김정은이 마셔본 뒤 “술맛을 기억하겠다”면서 이름도 직접 지었다고 합니다.

알코올 21%, 23%, 25%는 평양소주, 30%와 40%는 평양주라고 합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평양주는 안동소주보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답니다. 평양주와 평양소주는 한국의 ‘처음처럼’이나 ‘참이슬’처럼 주정에 물을 섞은 희석주가 아니라 증류주인데요. 대동강식료공장은 “전통적인 술 제조 방법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술 제조 기술을 결합했다”고 자랑합니다.

평양소주 1병은 360㎖, 평양주는 500㎖와 750㎖가 있습니다. 향을 부드럽게 하고자 벌꿀도 넣었다는데요. “조선민족의 다정다감한 성격을 술에서 감칠맛과 청신함을 살리는 것으로 해결했다”는 홍보문구 만큼이나 맛이 괜찮습니다. 희석식 소주의 대명사이던 진로와 증류식 소주 문배주도 태생으로 치면 북한이 고향입니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 진천양조상회에서 비롯합니다. 한국의 국가지정문화재인 문배주는 평양에서 태어났고요.

북한 사람들도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십니다. 조선중앙TV는 “알코올음료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술(소주)과 맥주를 섞어 마시면 체온 조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 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런데 평양 폭탄주는 서울에서 건너갔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술을 좋아하는 북한 남자들도 우리처럼 다음날 해장을 합니다. 최근 탈북한 북한 애주가와의 통화에서 그들이 애용하는 해장음식이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북한의 권력자들이 독재자와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다 비명횡사한 이야기도 들려드립니다.

핵개발에 따른 대북제재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북한, 그래서 소주 한 병은 웬만한 공무원이나 노동자 보름치 월급에 맞먹는 비참한 현실도 잊으면 안 되겠지요?. 그럼 ‘송홍근의 언박싱평양’ 많은 시청 바랍니다.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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