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강제수사 경험한 국민들 심정 느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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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자택 압수수색]퇴근길에 檢수사 우회적 비판
출근땐 “악의적 보도 법적조치 고민” 車에서 내리자마자 입장 밝혀

23일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오후 6시 30분경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 장관은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강제 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과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3일 현직 법무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오후 6시 30분경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조 장관은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강제 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과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조국 법무부 장관(54)이 23일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들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 검찰 수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오후 6시 30분 법무부청사 앞에서 조 장관은 준비한 원고를 꺼내 들고 “오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또 “저와 제 가족에게는 힘든 시간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검찰 개혁과 법무부 혁신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조 장관은 딸의 인턴증명서 발급 과정에 자신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말 참기 어렵다”며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조 장관이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불만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전 8시 50분경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한 조 장관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작심한 듯 취재진을 향해 “제가 먼저 말을 한마디 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계단 위로 올라와 카메라 앞에 선 조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준비해온 종이를 펼쳤다.

조 장관은 “지금까지 저는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서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아 왔다. 그런데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라고 했다. 이어 “공인으로서 여러 과장 보도를 감수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참기가 어렵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청문회 등에서 여러 번 말씀 드렸지만 저희 아이는 공익인권법센터에서 인턴을 했고 센터로부터 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주장했다.

준비해온 입장문을 다 읽은 조 장관은 법무부 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취재진이 뒤따라가며 “한인섭 교수(전 공익인권법센터장)는 발급해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하자 “센터에서 분명히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검찰은 조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이날 압수수색 전에 법무부에 별도의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할 때, 자신의 자택을 검찰이 압수수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택이 압수수색되는 초유의 사태에도 조 장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이웨이’ 행보를 펼치고 있다. 조 장관은 23일 오전 제1회 법무혁신·검찰개혁 간부회의를 열고 “온라인에서 개혁 과제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매주 1회 이상 검찰개혁 관련 간부회의를 열라”고 지시했다.

조 장관은 또 25일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방문해 두 번째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4월 현직 검찰 수사관은 “검찰 개혁에 관한 글을 올려 인사보복을 당했다”며 천안지청 간부 등을 고소했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검사(40·사법연수원 41기)가 근무하는 의정부지검에서 첫 대화를 한 데 이어 문제 있는 곳만 우선 방문해 개혁 명분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

#조국 법무부장관#검찰#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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