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국 청문회’가 펼쳐질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물러설 수 없는 승부에 들어갔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등 조 장관 일가와 관련된 인물들을 자유한국당이 대거 증인으로 신청하면서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국정감사는 다음달 2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자유한국당은 국감 증인 협상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정무위원회와 관련해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 주재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철통방어’에 나선 여당과 ‘조국대전’을 벼르는 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민주당은 야당이 신청한 증인들 대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조국 의혹 관련 재판에 관련된 증인들은 본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국감장에 세울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각 상임위에 내려보냈다.
핵심 증인들을 관철하려는 야당의 요구를 여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일부 상임위별로 국감이 파행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재판 중인 사안은 증인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 의혹과 사모펀드 관련 사안에 대해선 증인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조 장관 자녀의 특혜입학 의혹과 사학재단 웅동학원 관계자들의 대거 출석으로 대치 중인 교육위원회는 간사간 협의를 가졌지만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직 간사간 협의 중으로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조 장관 딸에 인턴경력증명서를 발급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이자 조 장관 은사인 한인섭 서울대 교수와 고등학생인 조 장관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린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고려대 입학처장을 비롯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공주대 교수,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서울대 관악회 관계자, 한영외고 관계자 등을 모조리 증인 신청명단에 올렸다.
이에대해 민주당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부르는 데만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임재훈 의원은 “한국당이 조국 딸과 관련된 대학 관계자들을 모두 불렀는데, 바른미래당은 내일 전체회의에서 마지막으로 협상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최성해 동양대 총장만 동의했는데 최 총장의 학력 부문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나경원 의원의 부친이 운영 중인 사학재단 ‘홍신학원’ 관련 증인을 신청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공식적으로는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를 겨냥한 증인을 부르는 것도 언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공식화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한국당이 정경심 교수를 비롯해 조국 장관의 5촌조카로 구속된 조모씨, 조 장관의 처남 정모 씨, 이상훈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최태식 웰스씨앤티 대표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한국당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정무위에서는 정경심 교수와 5촌 조카 등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관계자들을 모두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증인을 모두 거부하면서 국무조정실과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증인 없이 국감이 치러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내일 오후 원내대표 주재로 정무위 국감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정감사의 최대변수는 검찰수사다. 현재 정경심 교수는 표창장 위조에 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으며, 조 장관의 딸도 지난 16일 검찰에 비공개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지난 23일에는 조 장관의 서울 방배동 자택이 압수수색을 받았다. 민주당은 검찰수사를 강력 비판하면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자택 압수수색 이후 기류변화와 조 장관의 거취에 대해 “영장과 기소내용을 봐야 할 것 같다. 필요하면 이후 재판 진행도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내에선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조 장관 거취에 대한 민주당의 판단도 달라져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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