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대표로 임명된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수석대표는 1984년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 재경부와 금융위 요직을 두루 거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수석대표는 추진력이 매우 강하고 한번 결정한 일은 특유의 뚝심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인물”이라며 “뛰어난 업무 장악력과 기획 능력으로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고 앞서 차기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꾸준하게 거론돼 왔다”고 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고위 관료였다는 이유 등으로 그간 발탁되지 못했다. 그는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의 맏사위이다.
국내 금융정책과 국제금융을 두루 다뤄본 것과 달리 예산이나 외교경험은 거의 없다. 하지만 지난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국내대책본부 지원대책단장을 맡으며,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과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한편 정부가 경제관료 출신 인사를 협상 대표로 임명한 것은 미국이 50억 달러(약 6조원)라는 막대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한 데 대해 예산 전문가를 투입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 수석대표의 임명으로 지난 1991년 SMA 협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외교·국방부 출신이 아닌 기획재정부 출신이 방위비분담 협상을 이끌게 됐다.
외교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전 부위원장은 정책 조율이 뛰어난 전문 경제 관료로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며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관으로 구성되는 협상대표단과 함께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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